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 대표에 중량급 인사가 기용되며 무게감이 더해진 가운데 내년 배터리 업계 패권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특히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관망하던 최재원 수석 부회장의 SK온 합류는 배터리 업계 경쟁에 불을 붙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SK온은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을 사내이사와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이날부터 지동섭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SK온 각자 대표직을 수행에 들어갔다.
최 수석부회장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법률에 따른 취업 제한 5년 중에도 배터리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유지해왔다.
최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7월 충남 서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생산공장에서 최태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만나는 자리에 동석했고, 올해 역시 최태원 회장이 미국 현지 사업 투자 진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미국 출장길에 올랐을 때도 함께 했다.
SK그룹 실질적 ‘2인자’로 평가 받는 최 수석부회장의 경영일선 복귀는 SK그룹에서 배터리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았다는 방증이다.
앞서 지난달 LG에너지솔루션은 권영수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권 부회장에 대해 “배터리 사업에 대한 경험과 사업 통찰력이 높고 고객과 투자자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에게 높은 신뢰를 줄 수 있으며, 글로벌사업 지위를 유지·강화할 수 있는 경영능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권 부회장은 LG 그룹내에서 미다스의 손을 가진 전략가로 통한다. 권 부회장은 지난 2012년부터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으로 근무하며 아우디·다임러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이번 인사에 직접 관여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최근 저품질 이슈 등으로 주춤해진 LG에너지솔루션에 중량급 인사를 투입해 배터리 경쟁에서 살아남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업계에서는 권 대표 취임 한 달 만에 기업공개(IPO)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된 것 역시 그의 무게감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삼성SDI는 이달 단행한 인사에서 전영현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신임 대표이사로 삼성전자 최윤호 사장을 내정했다.
최 대표는 삼성전자 구주총괄 경영지원팀장과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담당임원, 전사 경영지원실장을 거치며 삼성전자의 글로벌 경영 전략을 진두지휘했다. 그간 북미시장을 비롯해 해외시장에서 신중한 행보를 보이던 삼성SDI가 최 대표의 가세로 공격적 시장 개척이 점쳐지기도 한다.
관련기사
- 새 진용짠 삼성SDI... "차세대 배터리 소재 개발로 승부수 띄운다"2021.12.15
- LG화학-LG엔솔, 배터리 재활용 분야 시장 개척2021.12.15
- ‘2인자의 화려한 복귀’…SK온, 대표에 최재원 수석부회장 선임2021.12.17
- 최윤호 삼성SDI "초격차 기술과 품질로 진정한 1등 꿈꾸자"2021.12.13
배터리 3사 모두 중량급 사령탑이 가세하며 새로운 진용이 짜인 만큼 내년도 배터리 업계는 불꽃 튀는 경쟁이 될 전망이다.
윤성훈 중앙대 융합공학부 교수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시장이 미래신성장동력으로 부상하면서 3사 모두 중량급 인사들을 포진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윤 교수는 이어 “배터리 3사 수장이 모두 결정된 만큼 내년 배터리 시장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라며 “중국발 저가 배터리와의 시장장악력 싸움, 최근 불거진 배터리 안정성, 즉 공정을 안정화하는 등의 문제에서 3사가 치열하게 수 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