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힘을 모아 반도체 공급망을 살리고 탄소중립을 실현하기로 했다.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16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호세 페르난데스 미국 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환경 담당 차관을 만나 이 같은 내용을 협의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11월 상무장관 회담과 에너지장관 회담 등을 잇는 차관급 대화다.
두 나라는 핵심 산업에서 한·미 동맹이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공급망을 살리고 탄소중립을 실현하자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개별 국가만 노력해서는 이런 도전을 성공하기 어렵다고 봤다.
지난달에는 문승욱 산업부 장관이 미국 워싱턴D.C.에서 지나 레이몬도 미국 상무장관과 만나 “미국이 한국 반도체 기업에 자료를 요구하는 일이 한 번으로 그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 공급이 왜 부족한지 알아내겠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만 TSMC, 미국 인텔 등 기업에 최근 3년간 매출과 고객 정보, 주문·판매·재고 현황 등을 요구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민감한 고객 얘기는 빼고 자료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몬도 장관은 “이번에 자료를 요청한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라 어쩔 수 없었다”며 “기업들이 준 영업비밀을 엄격하게 관리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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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차관은 경제·통상 협력과 더불어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우호적인 사업 환경을 만들어줄 것을 페르난데스 차관에게 당부했다.
박 차관은 철강232조 조치 재협상도 촉구했다.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는 한국산 철강재 수출 할당량을 규정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는 2018년 국가 안보 위협을 명분으로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유럽연합(EU)·일본·중국 등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 관세를 매겼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철강에 무역확장법 232조를 계속 적용하되 일부 물량 관세를 없애고 이를 넘어선 물량에 25% 관세를 물리기로 EU와 합의했다. 한국은 미국 철강 수출을 직전 3년 평균 물량의 70%로 제한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