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독과점·단건배달 핫이슈...모빌리티·배달앱 '쩐의전쟁' 가열

[2021 결산] 배달 플랫폼 관련 법안 발의 움직임도 커져

인터넷입력 :2021/12/12 12:10    수정: 2021/12/13 09:35

올 한해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은 여느 때 보다 뜨거웠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투자 유치와 성장을 거듭했지만, 택시업계와의 갈등을 피할 순 없었다. 이 틈을 타 티맵모빌리티가 우버와 손잡고 카카오모빌리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출범 10주년을 맞은 쏘카 역시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이 되겠다는 청사진을 밝히며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 삼파전이 시작됐다.

배달 업계에선 배달앱 '쩐의 전쟁'이 시작되면서 시장이 더욱 커졌고, 쿠팡이츠가 쏘아 올린 단건 배달로 경쟁이 들끓었다. 배달대행 업체도 규모를 키워가며 종합 물류 플랫폼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여력을 갖췄다. 정부와 국회는 이들을 겨냥한 법적 규제 움직임을 보이며 긴장감을 더했다.

'독과점 논란'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는 구글, LG그룹, GS칼텍스·리테일 등으로부터 올해에만 5천억원 이상을 투자받으며, 내년 기업공개(IPO)를 위한 재원을 마련했다. 택시, 자전거 등으로 ‘카카오T’ 이용자 3천만명가량을 확보한 회사는 올해 기차, 항공, 퀵·택배, 대리운전 서비스를 선보였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곧 독과점 논란이 불거졌다. 자전거 요금제를 시간당 6천원에서 9천200원으로 인상했고, 택시 배차 서비스 스마트호출도 탄력요금제로 변경했다. 기사 유료 결제 서비스인 프로멤버십도 4만원 올렸다.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 호출 시장 점유율은 90% 안팎. 택시 업계는 “기사 착취·시장 생태계를 망가뜨리는 행위”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회사는 업계 의견을 수렴해 상생안을 내놨다. 스마트호출을 폐지하고, 프로멤버십 요금을 낮췄다. 택시 가맹사업자와 협의체를 만들고, 상생협력자문위원회를 통해 업계 종사자들을 위한 기금 조성에 참여한다고도 했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는 서울 대구 광주 부산 가맹본부와 협의회를 구성했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논란을 두고, “플랫폼 공공성과 책임을 통감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업계 종사자들과 협력, 논의를 통해 개선점을 찾아갈 것”이라고 지지난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렌터카 중개 서비스와 주차 사업에 뛰어들었다.

'우티' 등장과 쏘카의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 도약 

우버와 티맵모빌리티의 통합 모빌리티 우티가 지난달 가맹·일반 택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모빌리티에 도전장을 내민 것. 우버와 티맵 내비게이션 기술을 합해 택시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단 전략이다. 우티는 이달 가맹 택시를 1만대 확장하고, 내년까지 누적 2만대 이상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또 호출 단계에서 승객이 목적지를 설정한 후 미리 요금을 제시하는 사전 확정 요금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실제 이용 요금과 관계없이, 확정 요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탄력 요금제도 추진한다. 수요가 몰리는 시간대 더 높은 요금을 책정해 택시 공급을 유도하는 승객 유입 제도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티맵모빌리티는 내비게이션 시장 우위를 활용해, 이동 수단을 전부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으로 군림하겠다고 지난 7일 밝혔다. 킥보드와 화물차 전용 내비를 출시하고 주차장, 렌터카 서비스 등도 선보일 계획이다. 견고한 티맵 내비 이용자를 내세워,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외형을 확대하겠단 시나리오다.

쏘카의 경우, 스트리밍 모빌리티 서비스로 모빌리티 플랫폼에 혁신을 주겠다고 했다. 올해 출범 10주년을 맞은 쏘카는 현재 700만 이상 이용자를 1천만명으로 늘리고, 슈퍼앱을 출시해 렌터, 카셰어링 외 자율주행 등 기술을 더해 ‘온디멘드’ 서비스 형태의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도약한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배달 시장 규모 '20조원'…배달대행 업체도 외형 확장

배달대행 업체 바로고, 생각대로 등에 따르면 올 1~6월 배달건수는 1억건에 달한다. 상반기에만 지난해 연간 배달건수(약 1억5천만건)의 약 70%를 달성한 것. 전체 배달 시장 규모는 20조원 이상, 라이더 숫자는 지지난해 30만명에서 올해 50만명으로 치솟았다.

배달량과 라이더 숫자가 증가하다 보니, 도로 위 소음·난폭 운전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경쟁 구도는 여전히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의민족(배민)과 요기요, 쿠팡이츠 3강 체제. 요기요의 경우 GS리테일과 사모펀드 2곳으로부터 8천억원에 매각됐다. 사명도 위대한 상상으로 바꿨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바로고, 생각대로, 부릉(메쉬코리아) 등 배달대행 업체의 외형 확장도 가시적인 한 해였다. 이용자 확보로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종합 물류 플랫폼으로 성장할 채비를 갖추게 됐다. 올해 바로고와 생각대로는 각각 CJ, 신한금융그룹에서, 메쉬코리아의 경우 네이버, 현대자동차 등으로부터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특히, 라이더가 한 번에 한 건 배달만 신속하게 처리하는 ‘단건 배달’ 서비스가 올해 성행했다. 출시 초기부터 단건 배달을 지속해온 후발주자 쿠팡이츠가 자연스레 성장하며 업계 2위 요기요, 선두 배민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배민도 지난 6월부터 단건 배달 서비스 ‘배민원(1)’을 출시했다.

배민은 30일부터 고객이 현장에서 라이더에게 직접 현금·카드로 결제하는 '만나서 결제'를 배민1에서 폐지하기로 했다.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신속 배달'에 무게를 두겠단 방향이다. 이는 라이더 확보 경쟁으로 이어져, 배달대행 업체 소속 라이더 이탈 현상을 초래할 것으로 관측된다.

법적 보호? 규제?

올해 정치권에선 배달 플랫폼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법안이 잇따라 등장했다. 먼저, 올 초 '플랫폼 종사자 보호법'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발의됐다. 라이더 기본 노동권을 보장하고, 차별적인 처우를 막자는 게 핵심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이른바 ‘라이더보호법’으로 불리는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개정안을 지난 8월 대표발의했다. 배달사업자 등록제와 안전배달료 도입, 알고리즘 정보 공개 등 내용을 골자로 한다. 라이더 안전 제고에 초점을 맞춰 근로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도 라이더 안전망을 바로잡고자 움직였다. 고용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의무 이행 여부를 확인하고자 지난달 배달 현장 실태를 점검하며, 라이더 근로 환경 개선에 나섰다. 라이더 보호·사업자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의 ‘중대재해처벌법’도 내년 시행될 예정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단, 이런 움직임이 법적 보호보다 규제에 쏠렸다는 시선도 있다. 플랫폼 종사자 보호법은 노동자와 프리랜서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 외려 근로기준법 적용을 어렵게 만들 것이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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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의 경우 사업자 처벌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중대재해처벌법 해설서에 따르면 상시근로자 5인 미만의 사업자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근로기준법상 노동자 4명과 플랫폼 노동자, 특수형태근로종사자(라이더) 100명 이상 사업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해도 책임자를 처벌할 수 없단 얘기다.

내년 라이더 고용보험 가입 의무화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보험료는 배달대행 업체와 라이더가 반반씩 분담한다. 이때 소득이 노출되는데 가령 라이더가 기초생활수급자라면, 보험료 납입으로 기존에 받던 혜택을 누리지 못하게 될 수 있다. 업체 비용 부담에 따라, 배달료가 인상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