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10월 출시된 VR 기기 오큘러스퀘스트2가 누적 출하량 1천만 대를 돌파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출시 후 약 1년만에 거둔 성과다.
메타(舊페이스북) 측에서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음에도 오큘러스퀘스트2에 탑재된 퀄컴의 스냅드래곤 XR2 칩셋 판매량이 1천만 개를 넘어서며 자연스레 기기의 출하량도 알려지게 됐다.
오큘러스퀘스트2는 PC에 연결하지 않고 헤드셋에서 모든 콘텐츠를 구동할 수 있는 최초의 스탠드얼론 VR 헤드셋 오큘러스퀘스트의 후속작이다. 전작보다 10% 경량화 된 503g의 무게, 서브화소까지 포함해 2배 이상 증가한 화소,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120Hz의 초당 주사율 지원 등의 기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또한 별도의 컨트롤러를 사용하지 않고 이용자의 손을 인식해 VR 콘텐츠에 움직임을 적용하는 핸드 트랙킹 기능까지 더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핸드 트랙킹 기능은 아직까지는 지원하는 앱이 많지 않고 정확도 역시 간단한 동작을 수행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업데이트를 거치며 정확도가 상승하고 있다.
인상적인 것은 기존 VR 기기가 출시 초반에 판매가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 것과 달리 오큘러스퀘스트2는 지난 1년간 꾸준한 판매 추이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글로벌 데이터 분석 기업 슈퍼데이터에 따르면 오큘러스퀘스트2의 출시 후 첫 두달 출하량은 약 100만 대였다. 이후 약 100만 대 내외의 출하량을 꾸준히 기록한 셈이다.
시장에 천만 대 이상 판매된 기기라면 어느 정도 대중화에 성공한 기기라는 평을 할 수 있다. 개인 이용자용 VR 기기의 선두주자라 할 수 있는 오큘러스리프트가 처음 출시된 지난 2016년만 하더라도 VR 기기가 3D TV와 같은 길을 걷게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던 것을 감안하면 오큘러스퀘스트2 누적 출하량 1천만 대 돌파 소식은 더욱 눈길을 끈다.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앞을 막아서는 불안요소가 많아 상황이 좋지 않은 시장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도 높게 평가할만하다. VR 기기의 비싼 가격, 불편한 착용감, 기기 이용을 위해 매번 PC에 연결해야 하는 불편함 등이 VR 시장의 성장을 저해하던 대표적인 요소다. 실제로 슈퍼데이터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글로벌 VR 게임 시장규모는 전년대비 10% 감소한 약 29억 달러(약 3조 원) 수준에 그치기도 했다. 오큘러스퀘스트2가 침체기에 접어드는 VR 시장에 다시금 활기를 불어넣은 기기라는 평을 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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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메타는 오큘러스퀘스트2의 뒤를 이를 후속작을 개발 중이다. 이 신형 기기에 대한 구체적인 사양과 제원은 공개된 바 없으나 성능을 강화하는 것보다는 경량화가 가격 인하에 집중한 제품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VR 콘텐츠 개발사 관계자는 "메타의 후속 기기는 성능 개선보다 비용 부담, 불폄함 등 VR 기기 보급에 저해가 되는 모든 요소를 타파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VR 콘텐츠를 깊이 있게 즐기는 마니아층을 공략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이들이 VR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우선순위에 뒀다는 이야기다"라며 "VR 기기를 더 많이 보급하면 메타가 선보일 여러 콘텐츠나 플랫폼으로 유입되는 이용자의 수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다. 향후 오큘러스퀘스트2 뒤를 이를 기기 출시와 마케팅 행보를 살펴보면 메타가 얼마나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에 집중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