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복합발전, 석탄발전소와 작별…친환경복합공간으로 재탄생

세계 최초 화력발전기 지하화…지상 공간엔 친환경공원·미술관 들어서

디지털경제입력 :2021/11/23 18:00

“이곳 서울복합발전소는 앞으로 한국판 테이트모던을 꿈꿉니다.”

발전소·미술관·친환경 공원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이 연결되기 시작했다. 이른바 뜨는 동네 ‘합정’에 발전소와 문화공간이 합쳐진 새로운 형태의 복합발전소가 들어섰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중부발전은 23일 서울 합정동 서울복합발전본부 마포새빛문화숲에서 서울복합발전소를 준공했다.

서울복합발전은 일제강점기 우리나라 최초 석탄발전소로 출발했다. 1969년 이전까지는 당인리 발전소로 불렸다.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 방식의 발전소 성능개선과 지상에 공원 조성 등을 위해 지하에 서울복합 1·2호기를 건설하고 수명을 다한 서울화력 4·5호기는 폐지하고 문화예술창작발전소로 탈바꿈한다.

서울복합화력발전소 내 주민편익시설./사진=뉴시스

이날 들어선 서울복합발전소는 대규모 발전설비를 세계 최초로 지하화한 시설이다. 지상엔 친환경 주민발전소를 만들었다. 과거 기피시설로 분류됐던 석탄발전소가 이제는 시민과 상생하는 친환경공간으로 변모한 것.

국내에선 전례가 없는 형태의 발전소이니만큼 합정동 주민 관심도도 매우 높았다. 시민들은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이날 준공식을 지켜봤다.

50년이 넘게 합정동에서 보냈다는 한 주민은 “10년 전까지만 해도 당인리 발전소(서울복합 발전소)는 대표적인 기피시설이었고 당시엔 발전소 부지를 이전해야 한다는 시위도 매일 열리곤 했었다”면서 “이제는 그런 과거와 작별하고 이렇게 시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 된 것은 기분 좋은 일”이라고 했다.

김호빈 한국중부발전 사장이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복합발전소 내 마포새빛문화숲에서 열린 서울복합 1·2호기 건설사업 준공식에서 참석자들과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실제 ‘당인리 발전소(서울복합발전소)’는 주민의 극심한 부지 이전 요구로 홍역을 앓아왔다. 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력은 타 지역으로 공급하고 유해물질은 합정동에 뿌려진다는 이유였다. 지난 2008년 서울시 한강르네상스 사업과 맞물려 당인리발전소 이전이 결정됐으나 2011년 결국 백지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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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지난 2013년 발전소 지하화 사업을 시작했고 지난 4월 발전소 지상공원(마포새빛문화숲)을 시민에게 개방했다. 중부발전 측은 발전소를 미술관으로 개조한 영국의 테이트모던(Tate Modern)처럼 기존 시설물(폐지된 4·5호기)은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김호빈 중부발전 사장은 준공식에서 “서울복합발전소는 발전소를 지하에 건설하고 지상 공간을 공원으로 조성해 시민에게 개방해 지역사회와 상생 가능한 새로운 발전사업 모델을 제시했으며, 앞으로도 중부발전은 깨끗하고 청정한 에너지 공급과 환경·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ESG 경영실천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받는 에너지 공기업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