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확산되면서 실시간 방송으로 상품을 보고 구매하는 소비 환경이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잡았다. 이커머스 기업들은 앞다퉈 라이브 커머스를 시작했고, 웬만한 쇼핑앱에서는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볼 수 있게 됐다.
라이브 커머스 전성시대의 중심에는 네이버가 있다. 네이버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라이브 커머스가 대중화될 수 있도록 불을 지폈다. 이름이 잘 알려진 브랜드사뿐만 아니라,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에게도 실시간 방송으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그 결과 쇼핑라이브 거래액은 지난 3분기 전년 대비 13배 성장했다. 100만 조회수를 기록한 방송도 속속 나왔다.
이제 쇼핑라이브는 네이버 플랫폼 내 판매자와 이용자에게 새로운 쇼핑 채널로 자리매김하는 동시,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서도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네이버는 쇼핑라이브는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기술과 자체 콘텐츠를 더 키울 예정이다. 전체 라이브 커머스 생태계를 확장시킬 계획도 있다. 네이버 쇼핑라이브가 그리는 그림은 뭘까. 자세히 듣기 위해 라이브커머스 개발 장준영 리더를 최근 네이버 사옥에서 만났다.
"네이버 쇼핑라이브는 네이버 기술 집약체"
네이버 쇼핑라이브는 브이라이브나 네이버TV 글로벌 서비스 개발 경험이 그대로 들어갔다. n2c 서버 인프라 등 네이버가 자체적으로 갖춘 기술 모듈을 빠르게 결합해 쇼핑라이브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네이버 쇼핑라이브는 처음에 셀렉티브 라이브라는 이름이었다. 셀렉티브는 인플루언서가 직접 상품을 팔 수 있도록 만든 서비스로 지난 2019년 초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안 나와 사업 방향을 틀었다. 두 달 동안 준비해서 같은해 11월 말에 셀렉티브 라이브라는 이름으로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출시했다. 지난해 초 본격적으로 이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됐다.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하는 소상공인들도 손쉽게 상품을 소개할 수 있도록 라이브 커머스를 해보자고 했다. 참여하고 싶어하는 브랜드들이 많아지면서 잘 성장해왔다."
네이버는 이미 글로벌에서 검증된 클라우드 기술을 기반으로 브이 라이브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런 인프라로 개발을 했기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쇼핑라이브를 성장시킬 수 있었다. 스마트스토어에서 해외 아울렛 상품을 파는 판매자가 한국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상품을 실시간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도 이 덕이다.
"네이버 클라우드는 해외 여러 곳에 거점이 있다. 독일이나 미국, 싱가포르 등 인프라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어디서 방송을 진행하든지 상관없다. 또한 방송 송출 데이터 압축 기술로 적은 네트워크 비용으로도 방송을 진행할 수 있다. 외산 솔루션을 쓸 수도 있지만, 크고 작은 오류들을 즉각 대응하기 위해 직접 기술을 개발해서 하고 있다. 지난해 인프라 안정성 문제로 장애가 난 적이 있지만, 올해는 큰 장애라고 할 건 없었다."
장 리더가 언급한 것처럼 외산 솔루션을 사용하면 빠른 서비스 출시나 적용은 가능하겠지만, 품질이나 장애 이슈가 발생했을 때 바로 확인하고 조치하기 어렵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즈니스 확장이나 서비스 차별화를 가져가기에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네이버는 송출과 재생 기술, 자체 구축한 미디어 서버를 바탕으로 이중회선 송출, HEVC 코덱 등이 가능해졌다. 이런 기술이 B2B 라이브 솔루션 출시까지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이유다.
"네이버 쇼핑라이브는 비싼 카메라 장비 없이 스마트폰 하나로도 쉽게 방송을 진행할 수 있게 했다. 동영상 플랫폼 안에서 밝기 등을 조절하고, 이미지 필터, 카메라 명암, 다양한 효과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시청을 하다가 확대해서 볼 수 있는 기능도 있다. 또한 네이버 앱으로 쇼핑라이브를 보면 로딩이 없다. 초고속 라이브와 초저지연 재생을 지원한다. 지난 영상을 볼 수 있는 타임머신 뷰어나 상품이 나오는 구간만 비전서치 기술을 사용해 자동 추출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자동자막이나 초고속 라이브 피드 기술도 사용할 수 있다."
네이버 쇼핑라이브 앱 나온다
네이버는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별도의 쇼핑라이브 앱을 출시해 사용성을 개선하고 개인화 추천 등 다양한 시도를 할 예정이다. 네이버의 기술이 집약돼 있는 만큼, 서비스를 더 키울 여지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판매자가 쇼핑라이브를 진행하는 것을 돕고 관련 수치를 알 수 있는 앱만 있지만, 내년에는 쇼핑라이브를 위한 별도의 앱을 출시하려고 한다. 여기엔 인공지능(AI) 추천이 들어가게 돼 사용자가 평소 관심있어 하는 상품의 라이브 방송을 추천받을 수 있게 된다. 또한 방송에 AR 커머스 기능을 넣는 것도 준비하고 있다. 색조 화장품 판매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시청하면서 실제 사용해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줄 수 있게 된다."
네이버는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원천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편리하게 상품 관련 방송을 추천받고, 상품을 간접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게 하면서다. 이 밖에 제휴사가 네이버의 기술을 사용해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진행할 수 있게 하는 B2B 영역도 조만간 선보이려고 한다.
"내년에는 라이브솔루션이라는 이름으로 제휴사에 쇼핑라이브 API를 공개해 쇼핑라이브와 자사몰 동시에 방송을 송출하고 노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라이브 커머스 기능을 갖고 있지 않은 이커머스 회사들도 편리하게 네이버 솔루션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자사몰과 쇼핑라이브 두 곳에서 모두 트래픽을 확보할 수 있고, 소비자에게 더 많이 상품을 노출 시킬 수도 있다."
"쇼핑라이브 팀에선 종합예술 경험"
네이버는 기술 역량 만큼이나 서비스 도메인을 이해하고 아이디어가 많은 개발자, 서비스에 애정을 갖고 사업 목표를 향해 갈 수 있는 개발자를 뽑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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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장 리더는 팀 자랑에 대해서도 잊지 않았다. 24일부터 시작하는 네이버 개발자 행사 데뷰에서는 쇼핑라이브 팀의 개발 문화에 대한 소개도 준비돼 있지만, 그는 개발자와 기획자 모두가 아이디어를 주고 받으며 서비스를 고도화시키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쇼핑라이브 서비스가 성장하는 것을 보며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 실시간으로 판매자랑 상호작용을 하고 이를 기술에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 좋다. 또한 시청자 규모도 그렇고 트래픽도 라이브 커머스 중에서는 쇼핑 라이브가 가장 많고 높다. 이 정도 규모와 트래픽을 다루는 경험을 해보고 싶은 많은 개발자들이 많이 합류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