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 경기 화성에 2400억 투자

2025년까지 동탄에 생산시설 건립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독점하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회사 ASML이 경기 화성시에 2천400억원 투자하기로 했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8일 한국을 찾은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를 경기 화성시 ASML코리아 본사에서 만나 2천400억원 투자 결정에 고맙다는 뜻을 전했다.

ASML은 반도체 미세 공정에 필수인 EUV 노광 장비 시장을 독점한다. EUV 노광 장비를 1년에 45대 안팎으로 한정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에서 을이지만 갑보다 힘이 강하다는 뜻에서 ‘슈퍼 을’이라 불린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앞줄 왼쪽에서 두번째)이 18일 경기 화성시 ASML코리아 본사에서 반도체 장비를 둘러보고 있다.(사진=산업통상자원부)

ASML코리아는 2025년까지 2천400억원 투자해 동탄2신도시 도시지원시설 용지 1만6천㎡에 1천500명 수용할 수 있는 반도체 단지를 짓기로 했다. 심자외선(DUV)·EUV 트레이닝 센터, 재제조 시설 등을 세울 예정이다.

또 한국 반도체 업계가 소재·부품·장비를 국산화하도록 돕는다. 인재 양성에서 나아가 체험장을 꾸려 지역 학생이 참여하는 과학교실도 운영한다.

문 장관은 “ASML과 국내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힘을 모아 EUV 노광 장비를 비롯한 첨단 소재·부품·장비 공급을 안정시켜 달라”고 말했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과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가 18일 경기 화성시 ASML코리아 본사에서 면담한 뒤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산업통상자원부)

베닝크 CEO는 EUV 노광 장비를 한국에 빠르게 공급하고자 지난해 건의했던 고압가스안전관리법 상 중간 검사 방식을 개선한 한국 정부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도와줘 고맙다”며 “ASML이 한국 반도체 산업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EUV 노광 장비는 국내 고압가스법에 의한 일반 제조 허가 대상이다. 장비 안에 고압가스 제조 설비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지난 3월 고압 설비 부분이 특수하다며 네덜란드 국제 공인기관이 검사한 결과를 중간 검사로 대체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한국가스안전공사가 네덜란드에서 중간 검사하고 국내에 장비를 설치하면 완성 검사를 또 하느라 EUV 장비를 국내에 들여오는 데 시간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