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현지에서 바이오 기업 모더나와 이동통신 기업 버라이즌 경영진을 잇따라 만나 코로나 백신 공조 및 차세대 이동통신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에 따라 삼성이 차세대 먹거리로 삼고 있는 관련 분야에서 본격적인 글로벌 경영 행보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1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16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서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을 만났다. 이번 미팅은 아페얀 의장이 설립한 바이오 투자회사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본사에서 진행됐다.
이 부회장과 아페얀 의장은 이날 최근 진행된 코로나19 백신 공조와 향후 추가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 만남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 업체들과 협력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프스 등의 최고위경영진으로 구성된 백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코로나19 백신 확보에 힘써 온 바 있다. 그 결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5월 모더나와 mRNA 백신 생산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 8월부터 생산에 나섰으며, 10월부터는 삼성이 생산한 백신이 국내에 출하돼 전국의 방역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향후 3년간 CDMO, 바이오시밀러 등에 투자해 제2 반도체 신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은 바이오 사업에 뛰어든 지 9년 만에 CDMO 공장 3개를 완공하며 생산 규모를 빠르게 확장 중이다. 현재 인천 송도에 건설 중인 4공장이 2023년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 CAPA 62만 리터로 CDMO 분야의 압도적인 세계 1위에 올라서게 된다.
바이오시밀러를 담당하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10번째 제품이 임상에 돌입했고, 이미 5개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 출시되는 등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 강화해 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향후에도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지속할 계획이다. CDMO 분야에서는 5공장과 6공장 건설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생산 허브로서 역할을 확보해 절대우위를 확대에 나선다. 또 바이오의약품 외에 백신 및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차세대 치료제 CDMO에도 신규 진출할 예정이다. 더불어 바이오시밀러도 파이프라인 지속 확대 및 고도화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이부회장은 다음 날 17일(현지시간)에는 버라이즌의 미국 뉴저지주 본사를 방문해 한스 베스트베리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을 만나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의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버라이즌은 삼성전자의 네트워크 장비 고객사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버라이즌과 약 7조9000억원 규모의 5G 이동통신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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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5G 이어 6G 이동통신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에서 6G 실험에 나서기로 하면서, 이부회장이 버라이즌을 만난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6G 백서를 발표하고 6G 이동통신 비전을 제시하는 등 차세대 통신 분야 준비에 적극적이다.
한편, 이 부회장의 해외 출장은 지난해 10월 베트남 이후 1년 1개월 만이다. 미국 출장은 2016년 7월 선밸리 콘퍼런스 참석 이후 5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