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형 배터리로 승부수 띄운 삼성SDI…中 CATL 잡는다

삼성SDI, 각형 배터리 '젠5' 양산 돌입…"CATL 가격경쟁력 넘어서야"

디지털경제입력 :2021/11/17 18:28    수정: 2021/11/17 18:45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전기차 배터리를 각형 배터리로 선택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삼성SDI는 애초 소량 생산에 머물던 각형 배터리 물량을 대폭 확대하고 각형 배터리 시장에 본격 참전을 결정했다. 관건은 중국 배터리 기업 CATL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느냐라는 점이다.

삼성SDI는 지난 9월 가격은 낮추고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는 차세대 각형 배터리 '젠5(Gen.5)'의 양산을 시작했다.

젠5는 니켈 함량을 88%로 높인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계열 배터리다. 기존 배터리 보다 에너지밀도가 20% 이상 높다. 1KWh 당 배터리 원가는 20%가량 낮은 것이 장점이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중간 오른쪽)이 문승욱 산업부 장관(중간 왼쪽)에게 전기차배터리 셀을 들어보이며 설명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삼성SDI는 젠5를 양산을 계기로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SDI가 생산한 젠5는 BMW 순수 전기차 i4와 iX에 탑재될 예정이다. 삼성SDI가 개발한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는 출시를 앞두고 있는 루시드 모터스의 '에어 드림 에디션 레인지'에 탑재됐다.

각형 배터리는 글로벌 배터리 1위 기업 중국 CATL의 독무대인 상황이다. CATL은 독일에 건설 중인 배터리 공장을 내년부터 가동한다. 지난 3월 폭스바겐은 오는 2030년까지 각형 배터리 비중을 80%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각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하는 CATL은 독일에서 폭스바겐에 각형 배터리 공급 확대를 시작으로 각형 배터리 패권을 공고히 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폭스바겐을 비롯해 독일 다임러·BMW 등 유럽 메이저 완성차 업체는 올 하반기부터 각자 2024년 이후 전기차 모델을 중심으로 수십조원 규모 배터리 발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ATL 사옥 전경

업계에서는 각형 배터리에서 삼성SDI가 CATL의 아성을 뛰어넘을 수 있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다만, 현재까지는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삼성SDI가 CATL이 넘어서기엔 아직힘에 부치지 않겠냐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관련기사

실제 '애플카'의 유력 생산 파트너로 떠오른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피스커는 CATL과 2023~2025년까지 연간 5GWh 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피스커는 각형 배터리셀 탑재 전략을 공언하면서 삼성SDI와 CATL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으나 결국 CATL을 배터리 공급 파트너로 낙점한 것.

삼성SDI 관계자는 "각형 배터리를 주 전략으로 펼치는 건 맞지만 특정 한 업체만을 경쟁상대로 보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