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급난 피해 간 퀄컴...공급선 이중화 덕 봤다

삼성전자·TSMC 동시 이용 전략, 애플과 대조...4Q 매출 전년비 12% 증가

홈&모바일입력 :2021/11/08 16:09    수정: 2021/11/08 21:57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퀄컴의 이중 파운드리 노드 사용 전략이 통했다.

퀄컴의 회계연도 4분기 실적(2021년 7~9월)에 따르면 퀄컴의 매출은 93억3천600만달러(약 11조400억원)로 전년동기대비 12% 증가했다. 그 중 칩 설계(QCT) 매출은 77억3천300만달러(약 9조1천504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했고, 부문별 세부 실적 중 휴대폰 핸드셋이 전년 대비 56% 증가한 46억8천600만달러(약 5조54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냈다.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부품 공급이 수월하지 않는 상황 속에서 이 같은 실적은 퀄컴이 TSMC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노드를 동시에 사용하면서 안정적으로 부품을 생산한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퀄컴, 스냅드래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초 파운드리 용량 확보에 초기 대응하고, 하이엔드 칩 제품에 대해 이중 파운드리 노드를 확보했다"며 "몇 개월 또는 몇 년 전에 계획했던 공급업체의 새로운 용량이 생산에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스마트폰 AP를 자체 개발하는 애플이 칩 위탁생산을 TSMC 한 곳에만 맡기는 것과 대조적이다. 3분기 애플의 스마트폰 매출의 경우 388억7천만달러(약 45조4000억원)로 전년 대비 47% 증가했지만 증권가의 기대치인 415억달러에는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냈다. 부품 수급난으로 아이폰 생산에 차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애플은 3분기 잠재적 매출액 손실분을 약 60억달러(약 7조원)로 추정했다.

또 전세계적으로 칩이 부족하자 스마트폰 제조사가 프리미엄 폰에 주력한 것도 퀄컴의 매출에 영향을 미쳤다. 3분기 퀄컴의 하이엔드 스냅드래곤 칩을 탑재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은 2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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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 측은 "스마트폰 제조업체는 부품이 충분하지 않을 때 수익성이 더 좋은 비싼 모델 출시를 우선시한다"며 "퀄컴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용 칩의 생산 용량을 우선적으로 할당했다"고 설명했다.

아몬 CEO는 "퀄컴은 다중 파운드리 소싱과 용량 확장 시행에 따라 AP 공급이 올해 말까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전력반도체(PMIC) 등의 필수 칩이 부족한 상황에서 스마트폰 부품의 공급부족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