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정부·국회의 규제 압박에도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의 위상을 굳건히 지킨 가운데, 두 회사가 내놓을 쇄신안에 눈이 쏠린다.
네이버는 올해 연말까지 새로운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고, 카카오는 여러 파트너사들과 상생을 추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두 달도 남지 않은 올해 두 회사가 상생안을 통해 규제 리스크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네이버 분기 매출 넘어선 카카오…상생과 사회적 책임 강조
카카오는 4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매출 1조7천408억원, 영업이익 1천68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8%, 40% 늘어난 수치다. 처음으로 네이버의 분기 매출을 뛰어넘은 실적이기도 하다.
카카오는 매출을 크게 '플랫폼'과 '콘텐츠' 부문으로 나눴다. 이번 분기에도 플랫폼 부문과 콘텐츠 부문이 모두 성장했지만, 게임과 음악, 웹툰 등이 포함된 콘텐츠 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84% 성장하며 눈에 띄는 성적표를 보였다. 플랫폼 부문 매출은 톡비즈와 선물하기의 성장세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35% 늘었다.
카카오는 웹툰을 기반으로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카카오재팬 사명을 카카오픽코마로 변경하고 유럽 시장에 진출한다. 가장 먼저 진출할 국가는 프랑스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프랑스를 필두로 이달부터 유럽 시장으로 저변을 넓히며 픽코마 성공방정식을 글로벌 무대로 적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관련해선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카카오는 지난 9월 이러한 논란에 일부 사업을 철수하고 파트너 지원을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상생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케이큐브홀딩스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5년간 파트너 지원 확대를 위한 기금 3천억원을 조성하는것뿐만 아니라 골목상권 논란을 일으킨 꽃배달 중개사업이나 헤어샵 등을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카카오를 둘러싼 논란은 카카오와 카카오 공동체로 하여금 초심으로 돌아가는 계기가 됐다"며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카카오는 파트너들과 ‘함께 나아가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 것을 약속드리며, 앞으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카카오 콘텐츠 생태계와 더 넓은 글로벌 시장을 연결하고, 차세대 기술 경쟁력 확보에도 앞장서며, 상생과 혁신의 조화를 바탕으로 한단계 더 성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이해관계자와의 상생을 추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밖에도 올해부터 설립한 대표이사 산하 환경경영 총괄 조직을 통해 친환경 전략도 수립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파트너사와의 상생방안은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얽혀있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완료되는대로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커머스-콘텐츠 날개 단 네이버…올해 안에 조직문화 개선책 마련
네이버는 지난달 21일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 1조7천273억원, 영업이익 3천49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26.9%, 19.9% 증가한 수치다. 연결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37.1% 증가한 3천227억원을 기록했다.
서치플랫폼 매출은 이용자 제작 콘텐츠(UGC) 생태계 활성화와 검색기술 개선, 성과형 광고의 성장에 따라 전년동기 대비 16.2% 성장했다. 커머스는 쇼핑라이브, 브랜드스토어, 스마트스토어의 성장에 힘입어 전년동기 대비 33.2% 늘었다. 핀테크는 외부 제휴처 확대를 통한 성장에 힘입어 전년동기 대비 38.9% 성장했고, 콘텐츠는 웹툰과 스노우 등 글로벌 사업의 성장에 따라 전년동기 대비 60.2% 증가했다.
네이버는 일본판 스마트스토어로 커머스의 글로벌 진출을 꾀하고 있다. 라인 메신저와 연계를 통해 스마트스토어를 일본 시장에 안착시키려는 계획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의 입증된 스마트스토어의 기술력과 중소상공인(SME)들과의 생태계 모델을 일본에서도 재현할 계획"이라며 "네이버 커머스가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는 첫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웹툰과 웹소설 등 콘텐츠의 글로벌 성과도 눈에 띈다. 웹툰은 글로벌 크로스보더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며 전년동기 대비 79%의 매출 성장세를 보였고, 스노우 또한 글로벌에서 카메라 서비스 및 제페토의 성장에 따라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2배 이상 성장했다.
다만 네이버도 조직문화 개선이라는 과제가 남아있다. 한 대표는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도 조직문화를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 대표는 "중점 개선 분야를 파악하기 위해 2주간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조직문화 전반에 대한 진단을 실시했다., 전체 임직원의 72%가 설문조사에 참여해 유의미한 데이터들을 취합했다"며 "개선사항들을 도출해 임직원을 대상으로 투명하게 소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사업 파트너와 이용자까지 포함된 선진 인권경영체계를 도입해 네이버의 윤리적 경영 이념을 다시금 선언하고, 재정비하는 계기로 삼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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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는 "CEO 직속의 인권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전사 인권 리스크 전반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라면서 "앞으로도 바람직한 조직문화 구성과 실천에 대한 고민을 지속해 나가며, 이런 노력을 대·내외에 투명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네이버 관계자는 "조직문화를 개선은 사내에서 엄중하게 보고 있는 사안인 만큼 고민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