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 국산화 바람…텐센트도 자체 칩 개발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BAT’ 반도체 연구…미국과 경쟁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1/11/04 14:39    수정: 2021/11/04 16:08

중국 인터넷 기업들이 반도체 국산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알리바바·바이두에 이어 텐센트도 칩을 자체 개발했다.

미국이 세계 반도체 회사에 영업 정보를 요구한 가운데 중국도 패권 경쟁에 이름을 올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3일(현지시간) 텐센트가 자체 개발한 반도체 칩을 선보였다고 보도했다. 인공지능(AI) 칩, 동영상 파일 압축 칩, 네트워크 칩 세 가지다. AI 칩은 이미지·동영상 처리, 자연언어 처리, 검색 추천하는 데 쓰인다. 텐센트는 컴퓨터 게임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위챗’과 간편결제 ‘위챗페이’로 알려진 회사다.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로고 (사진=각 사)

탕다우성 텐센트 수석부사장은 이날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열린 텐센트 연례 디지털생태환경대회에서 “자체 개발 중인 반도체 칩 3개 기술이 진보했다”며 “칩은 하드웨어의 핵심 요소이자 인터넷 산업의 주요 인프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텐센트는 칩을 연구·개발하려고 오랫동안 계획하고 투자해왔다”고 강조했다. 텐센트는 지난해 반도체사업부를 꾸리고 쉬위엔(엔플라임테크놀로지) 같은 AI 반도체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지난 7월에는 그룹 산하 텐센트테크놀로지엔지니어링이 반도체 칩을 설계하고 검사하는 엔지니어를 채용했다.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로 불리는 중국 3대 인터넷 기업이 모두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다. 전자상거래 회사 알리바바는 이미 2018년 ‘핑터우거반도체’라는 반도체 회사를 차렸다. 이듬해 자체 개발한 AI 칩을 내놓은 뒤 최근에는 5나노미터(nm·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공정 자체 칩을 공개했다. 검색 업체 바이두도 AI 반도체 자회사 ‘쿤룬신커지’를 세우고 독자 개발한 AI 반도체 ‘쿤룬’을 양산하고 있다.

관련기사

(사진=이미지투데이)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정보기술(IT) 회사들이 각자 입맛에 맞는 반도체를 설계하고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에 생산을 맡기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며 “미국 애플이 스스로 반도체 설계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로 맞섰다며 중국이 국내 반도체 산업을 키우려고 노력한다고 평가했다.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도 중국 인터넷 기업들이 반도체 사업에 나선 이유로 미·중 갈등을 꼽았다. 미국이 제재해 화웨이가 반도체 부품을 못 구하는 일로 미뤄보면 반도체가 국제 경쟁력이라며 스스로 반도체 칩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