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디어 정책 거버넌스를 두고, 그동안 미디어를 언론으로 국한시켜 보는 관점이 갖는 한계에 대한 논의가 나와 이목을 끈다.
언론과 미디어를 동일시하는 거버넌스의 구조적 한계를 벗어나야 한다는 뜻이다.
3일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가 주최한 미디어 거버넌스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성동규 중앙대 교수는 “산업정책으로 볼 때 미디어를 언론으로 국한시켜 규제 대상으로 보기 때문에 진흥 대상으로 설정하지 못했고, 이는 거버넌스 문제가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 정부는 가짜뉴스 규제 등에 매몰돼 미래지향적인 산업 분야로 미디어를 진흥시키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미디어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두현 의원은 이에 대해 “미디어를 언론으로만 보는 환경이란 말에 특히 공감한다”며 “사실 정치권에서는 미디어가 중요한 이유는 뉴스 때문이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또 “미디어로 보는 것보다 뉴스와 결합하면 (큰 틀의 미디어보다 뉴스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게 돼 있다”며 “산업으로써 미디어 진흥 정책은 전문가와 학자들의 영역에 넘겨주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홍보수석을 지냈던 윤 의원은 자신의 경험을 사례로 미디어 산업 정책과 언론 정책은 분리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냈다.
그는 “청와대에 있을 당시에도 미래전략수석이 있는데 뉴스에 대해선 다른 수석과 얽히게 되면서 복잡해지고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다”면서 “뉴스(언론 정책에 대한 규제)는 자유롭게 풀어주고 사후에 잘못된 것이 있다면 문책하거나 하면서, 산업 진흥 정책은 따로 가는 게 제대로 가는 방향이다”고 진단했다.
관련기사
- "미디어정책은 독임제 부처로...언론정책은 별도 합의제 설치"2021.11.03
- 학자들이 꼽은 차기정부 ICT 최우선 과제는 ‘법제도 개선’2021.10.22
- 대선캠프·국회·학계, 부처 개편론 '우후죽순'2021.11.02
- 대선후보 차별화 '시동'... 시대정신 '미래' 담는다2021.11.03
발제에 이은 토론자로 참여한 법무법인 세종의 이종관 수석전문위원은 “미디어 업계 종사자들이 특히 미디어를 언론과 동치화한다는 지적에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언론정책이 가진 정치담론의 과잉에 산업이 맞물리다보니 산업의 혁신이 제때 이뤄지지 못한 점을 수차례의 정부에 걸쳐 봤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실의 진성오 보좌관 역시 토론에서 “언론중재법으로 실제 언론사나 정치권에서 많은 이야기가 있던 것처럼 언론은 정치가 개입할수록 복잡해진다”면서 “극단적으로 언론 문제는 정치에서 손을 떼버리고 미디어 진흥 정책을 펴는 게 가장 이상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