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칭 디지털미디어혁신부를 독임제로 설치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흩어진 미디어 관련 기능을 한 부처에 통합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성동규 중앙대 교수는 3일 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미디어특별위원회에서 주최한 방송통신정책 토론회에 발제를 맡아 이같은 미디어 거버넌스 개편안을 발표했다.
성 교수는 또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등 언론 유관 기능 수행은 가칭 공영미디어위원회를 현재 방통위와 같은 합의제 기구에서 수행케 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특히 디지털미디어혁신부와 공영미디어위원회를 총괄하는 청와대 내 디지털미디어수석실도 새롭게 설치하자고 주장했다.
성 교수는 구체적으로 과기정통부가 맡고 있는 유료방송과 홈쇼핑 인허가, 디지털 미디어 진흥 외에 ▲방통위의 방송 사후규제, 인터넷 플랫폼 정책, 이용자 보호 정책과 ▲문화부의 광고 진흥, 영상물 심의, 한류 지원, 저작권 관리, 독립제작사 지원 ▲공정위의 OTT 기업 결합이나 방송통신 사후규제 등을 한 부처에서 담당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성 교수가 꼽은 차기정부 미디어 거버넌스 개편방향의 축은 산업 진흥과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미디어 부처 일원화다. 아울러 디지털 전환과 플랫폼 환경에 부합하는 부처를 세우고, 콘텐츠 산업 중심의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독임제 기구로 정치적 요소를 최소로 줄여야 한다는 점이다.
■ 미디어 산업 진흥 거버넌스 필요
성 교수는 현재 미디어 변화 환경을 고려할 때 산업 증진을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든 산업이 플랫폼 위주로 개편되고 있고 플랫폼을 포함한 미디어 산업 진흥을 위한 거버넌스 수립이 시급하다는 이유다. 특히 현재와 같이 중복된 거버넌스 구조에서는 낡은 규제로 유연한 대응이 어렵다는 점을 지목했다.
성 교수는 “미디어 산업 진흥을 위해 데이터 기반, 플랫폼 주도, 글로벌화라는 미디어 환경의키워드에 맞는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며 “낡은 규제에 대한 혁신, 최소규제, OTT와 플랫폼 정책 수립을 통해 국내 산업을 진흥하고 글로벌 사업자를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용자 보호 등 현재의 미디어 환경에 부합하는 복지 정책 구현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증진하고, 전통적인 방송의 공익성과 공공성 논의가 가지고 있는 추상적이고 모호한 담론 틀을 벗어난 생산적인 이용자 복지정책을 구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중복 규제 줄이고 부처 일원화
성 교수는 또 “특수성을 가지고 있는 공영방송 정도를 제외한 미디어 분야를 포괄할 수 있는 수준의 단일화된 거버넌스 구축을 통해 미디어 산업 진흥을 도모해야 한다”며 “미디어 범위를 최대한 넓혀 새로운 거버넌스 구축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과기정통부에서 과학 정책 기능을 떼내야 한다는 게 성 교수의 주장이다. 미디어와 근본적으로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란 이유다.
과기정통부와 방통위에 나뉜 인터넷과 통신 분야 사전 사후 규제로 현재 미디어 환경을 고려하면 나눌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중복 규제 문제점을 극복하고 사업자들이 자유로운 환경에서 혁신을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면서 “부처 간 관할권 경쟁이 아닌 전체 미디어 산업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디지털 플랫폼 시대 걸맞는 조직 갖춰야
디지털 전환과 플랫폼 경제를 고려한 부처 수립에 대한 거버넌스 고민 논의도 이어갔다.
성 교수는 “방송, 통신을 포함한 미디어 전체의 경쟁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어 플랫폼 중심 경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규제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OTT 플랫폼 정책에 대한 거버넌스 개편 논의가 눈길을 끈다.
성 교수는 “OTT를 방송 분야에 포함시키든, 전체 미디어 서비스 체계를 개편하는 차원에서 OTT를 포함한 미디어 관련법을 마련하거나 OTT 진흥과 규제 체계 마련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미디어 거버넌스를 개편한다고 하더라도 타 부처와 협업이 필요한 부분이 존재한다”면서 “데이터와 관련된 부분은 여러 부처의 협업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데이터 기반 거버넌스 구축은 미디어 산업을 중심에 놓고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독임제 부처로 정치적 요소 줄여야
여야 추천 합의제보다 독임제 부처를 세워 산업의 효율적인 진흥을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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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교수는 “독임제 부처로 산업 정책과 관련된 의사 결정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는 구조를 세워야 한다”며 “유연하고 신속한 대응 기능을 갖춘 기구를 설립해 진흥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부 기능 강화를 통한 부처의 역량과 전문성을 강화해 정치적 요소가 개입할 여지를 줄여야 한다”며 “공영방송은 합의제 기구가 결정할 수 있는 영역으로 분리해 산업 분야에 정치적 의사 결정이 개입될 여지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