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반도체 공급난 때문에 아이패드 생산량을 절반 가량 줄였다고 닛케이 아시아가 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2개월 동안 아이패드 생산량을 원래 계획의 50% 수준으로 감축했다. 이 같은 조치는 아이폰13에 더 많은 반도체를 할당하기 위한 것이라고 닛케이가 전했다.
애플은 그 동안 글로벌 반도체 부족 사태의 영향을 적게 받았다는 평가를 들었다. 하지만 애플은 최근 3분기 실적 발표 때 반도체 부족 때문에 실적에 큰 타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당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반도체를 비롯한 핵심 부품 수급난 때문에 60억달러(약 7조원) 가량의 매출 손실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아이패드 생산량을 대폭 줄인 것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애플은 또 구형 아이폰에 사용될 반도체도 최신 모델인 아이폰13 쪽으로 재할당했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아이패드와 아이폰은 상당수 부품을 같이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애플은 반도체 칩 같은 핵심 부품의 수급 상황에 따라 다른 제품 쪽으로 할당량을 조정할 수 있다.
현재 애플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이폰이다. 그런 만큼 최신 모델인 아이폰13 쪽에 핵심 부품인 반도체를 우선 배정하는 것은 당연한 전략이다.
특히 유럽과 미국 등 서구권 시장에서 아이패드보다 아이폰 수요가 훨씬 강력한 데다, 새 모델 출시 직후 수요가 몰리기 때문에 아이폰13 우대 전략을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럽과 미국은 애플 전체 매출의 66%를 차지하고 있다.
애플이 아이패드용 칩을 아이폰으로 재할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해 첫 5G 모델인 아이폰12를 출시할 때도 아이패드 부품 일부를 아이폰으로 재할당했다.
당시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인한 공급망에 차질을 빚었던 애플은 아이폰12를 제 때 내놓기 위해 아이패드용 부품 일부를 긴급 수혈했다.
관련기사
- 애플, 반도체 부족으로 아이폰13 생산 1000만대 줄일 듯2021.10.13
- 애플 3분기 실적 기대치 밑돌아…공급망 이슈로 아이폰 출하량 감소2021.10.29
- 스마트폰 '반도체 쇼크' 현실화…3분기 출하량 6.7%↓2021.10.29
- "반도체 부족 심각"...스마트폰 재고 수준 4개월째 마이너스2021.10.27
하지만 올해는 부품 재할당 조치로 아이패드 생산 지연 현상이 꽤 오래 계속될 것이라고 닛케이가 전망했다.
애플 웹 사이트에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10월말 256GB 아이패드를 주문한 고객들은 12월 15일 경에나 배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공지문이 올라와 있다고 닛케이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