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드라마 '오징어 게임' 주인공 성기훈(이정재 역)은 은행 채무 2억5천500만원과 사채 1억6천만원의 빚을 갖고 있다. 사채에 장기 일부를 포기하는 신체 포기 각서를 쓰는 등 생활고 끝에 목숨값을 주는 게임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성기훈은 이 게임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현실에서 다른 해결책은 없었을지, 금융업 관계자와 방법을 찾아봤다.
은행 빚은 대출 종류·연체 기간 등 따져봐야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성기훈씨의 빚이 어떤 종류이며 연체 기간이 얼만큼인지, 현재 발생하고 있는 소득에 따라 채무 조정 등이 가능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드라마에선 대출 종류가 상세히 나오지 않는다. 2억5천500만원이란 액수만 명시될 뿐이다. 대출 금액이 크기 때문에 담보 대출일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억 단위의 신용대출은 전문직 종사자들 일부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담보 대출이라면 연체가 길어질 경우 담보를 처분하는 방법과 담보 대출의 기한을 연장하는 방안으로 빚 탕감이 진행된다.
만약 성기훈씨가 구조조정 후 자영업자로 일했던 기간 받은 운영 자금(신용대출)이라면 연체 기간에 따라 채무 조정이 진행될 순 있다. 금융사의 신용대출은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연체 기간이나 채무자의 상황에 원금과 연체율 등의 조정을 돕는다.
2억5천500만원 빚, 금융사 과반 동의+소득 여부 확인해야
극 중 성기훈씨는 대리기사로 일하고 있고 성기훈씨 어머니는 시장 한 구석에서 야채를 떼어다 판매한다. 2억5천500만원의 대출이 어떤 종류인지 알 순 없지만 연체됐다면 연체 기간이 ▲1개월 이하(30일 이하) ▲1개월 초과~3개월 미만 ▲3개월 이상에 따라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 조정 상담을 받을 수 있다.
3개월 이상 연체를 가정한다면 2억5천500만원의 빚을 가장 많이 보유한 금융사의 결정이 중요하다. 만약 A은행에선 1억의 빚이 있고 B은행선 5천만원 C은행에선 300만원 이런 식으로 잘개 쪼개진 대출이라면, 돌려받아야할 금액이 가장 많은 A은행의 의결할 수 있는 권한이 가장 많다.
금융사 과반이 빚을 조정하기로 동의했다면, 소득 여부도 따져봐야 한다. 통상 채무 조정 프로그램에선 이자와 연체 이자는 감면되고 원금을 분할 상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일부 채무자에 대해선 원금 감면도 된다.
신용회복위원회 관계자는 "채무 조정을 신청한 다음날부터 독촉 채권 추심이 이뤄지지 않으며, 신청부터 채무 조정 결정까지는 2달정도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그렇지만 신용대출의 경우 최장 10년(차상위계층)으로 원금을 분할에 상환해야하는 만큼 원금이 얼마냐에 따라 채무 조정이 가능한 경우가 있고 아닌 경우가 있다"고 부연했다.
즉, 성기훈씨가 2억5천500만원의 빚을 3개월 이상 연체해 채무 조정 프로그램을 신청했을지라도 매월 내야 하는 원금 분할 상환액 212만5천원의 소득이 없다면 별 실효성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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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채 1억6천만원은 개인회생·파산으로 가야
법정 최고 금리가 연 20%(2021년 기준)인 사채가 성기훈씨의 발목을 잡았을 가능성이 높다. 회사에 다니지 않아 매월 들어오는 월급도 없는 일용직에 가깝기 때문에 사채를 갚을 수 없다면 법원의 문을 두드리는 편이 낫다. 개인 회생과 파산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다만, 극중 신체 포기 각서를 받거나 코피를 터뜨려 그 피로 지장을 찍게 하는 행위는 위법 행위다.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채무자 또는 관계인을 폭행·협박·체포 또는 감금하거나 위계나 위력을 사용하는 행위는 할 수 없다. 성기훈씨가 미등록 대부업체로부터 돈을 빌렸다고 하더라도 이 법률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