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진흥‧규제 합친 통합부처 필요"

학계 전문가 95% "정부조직 기능 재조정해야"…22일 토론회 열려

방송/통신입력 :2021/10/21 12:00    수정: 2021/10/21 15:50

ICT 진흥과 규제로 나뉘어 있는 현 정부조직을 차기 정부에서는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장관급이 아닌 부총리급의 위상과 기능을 갖춘 ICT 부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아울러, 통합 정부부처 출범과 함께 대통령 비서실 산하에 ‘정보미디어 수석’을 신설하고, 규제혁신에 따른 이해관계자의 갈등을 조정하고 지원을 위한 ‘신산업 규제갈등조정위원회(가칭)’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정보통신정책학회(회장 권남훈 건국대 교수),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회(회장 성균관대 박민수 교수), 한국미디어경영학회(회장 한국외대 박주연 교수) 등 ICT 분야 3개 학회는 오는 22일 상공회의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차기 정부에 바란다: ICT 정책과 거버넌스’ 정책토론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정책토론회는 ICT‧미디어 정책분야를 연구하는 3대 학회가 처음으로 공동개최하는 행사로,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차기 정부가 지향해야 할 ICT 정책의 우선순위와 이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ICT‧미디어 거버넌스 개편방향에 대해 학계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시될 예정이다.

먼저, 제1세션에서는 동국대 경제학과 이경원 교수가 ‘차기정부의 ICT 정책순위’에 대한 발표를 하고, 김성철 고려대 교수, 김정언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선임연구위원, 이희정 고려대 교수가 토론에 나선다.

■ ICT 정책우선순위로 ‘법‧제도 개선’ 꼽혀

이경원 교수는 3개 학회의 전‧현직 집행부를 구성하는 70명의 학계 전문가들의 설문응답 결과를 분석,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차기 정부의 ICT 정책우선순위(1, 2순위 응답 합계)로 법‧제도 개선(47.1%), 공정경쟁 환경조성(34.3%), 관련 산업 진흥(32.9%) 등을 우선 꼽았으며, 인프라 고도화(7.1%)나 해외진출 지원(4.3%)을 응답한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정책 우선순위와 관련해서는 시장 경쟁구조의 개선(38.6%)과 이용자 피해방지 등 후생제고(28.6%), 규제 역차별 해소(17.1%)의 순서로 응답했다.

디지털전환 정책수립과 관련해서는 마이데이터와 같은 융합‧신규 서비스 출현을 위한 노력(44.3%)의 응답비율이 높았으며, 디지털 전환에 따른 노동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22.9%), 데이터 관련 제도개선(20.0%)이 뒤를 이었다.

ICT분야의 정책수립과 집행을 위한 정부조직 구조에 대해서는 현재의 조직구조는 유지하되 흩어진 진흥 및 규제기능을 하나로 통합(38.6)하자는 의견과 현재의 조직구조에 구애받지 않고 ICT진흥과 규제기능을 수행할 새로운 부처를 신설(28.6%) 하자는 응답비율이 높았다.

■ ICT 진흥‧규제 통합 의견 다수..."청와대에 콘트롤타워 신설해야"

현 조직구조 하에서 일부 기능중복 해소(17.1%), 청와대 수석 등 콘트롤타워 신설(11.4%) 등 어떤 식으로든 조직과 기능조정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총 95.7%에 달했으며, 현재의 조직구조로도 충분하다는 응답비율은 4.3%에 불과했다.

김정언 KISDI 선임연구위원은  차기정부의 정책과제로 디지털 전환 촉진, 신시장 창출, 플랫폼 경제 대비, 데이터 활용 촉진, 지능정보사회의 구현 등의 필요성을 제시했으며, 특히 가칭 ‘신산업 규제갈등조정위원회’를 법정기구로 설립해 이해관계자간 갈등을 조정하고 신산업 분야의 규제혁신을 총괄 지원할 것을 제안했다.

제2세션에서는 경희대 미디어 학과의 이상원 교수가 ‘차기 정부의 ICT‧미디어 정책 거버넌스 개편방안’의 주제로 발표하고,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장, 신민수 한양대 교수,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연구위원이 토론에 나섰다.

이상원 교수는 현재의 ICT‧미디어 정책 거버넌스가 조정‧통제 기능이 부재한 불완전한 통합구조를 가지고 있어 정책의 혼란과 중복 문제가 발생해 왔으며, 융합혁신서비스와 디지털 전환 대비에 미흡하고 공적영역과 민간영역의 조화에도 실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먼저 ICT‧미디어 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가져올 다양한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ICT‧미디어 관련 주요기능을 통합하고 민간 혁신성장의 콘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정보미디어부 설립을 제안했다.

또, 부처 간 조정과 통제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대통령 비서실에 ICT‧미디어 분야 관할 정보미디어수석의 신설을, 경제적 영역과 달리 사회‧문화적 정책목표를 추구하는 공적 역할에 대해서는 공공미디어위원회를 설치해 공영방송 임원선임, 여론 다양성 평가, 공공미디어 인‧허가, 기타 여론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안 등을 심의하도록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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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조직개편 추진에 있어 공론화 과정을 거치고 시민참여와 감시 제도화를 위해 공론화위원회 도입의 고려를 제안했다.

토론자 중 김성철 고려대 교수는 차기 정부에서는 IT강국 코리아를 이어서 지식재산권과 인터넷 플랫폼 강국을 의미하는 IP강국 코리아를 새로운 국가비전이 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ICT관련 부처의 부분적 조정이나 통합을 넘어서 국가의 디지털 역량을 통합적으로 이끌어 갈 플래그십 부처를 신설하고 부총리급의 위상과 기능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