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꼽은 차기 ICT 정책 아젠다 1순위는 '거버넌스'

‘차기정부 ICT 정책 아젠다’ 토론회서 다수 의견 나와

방송/통신입력 :2021/06/16 17:00    수정: 2021/06/17 08:19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의 통합이 우선시 되나 이원화된 구조로 유지할 경우 상호 효율적 협력체계 운영방안의 구축이 필요하다.”(박천일 숙명여대 교수)

“미디어 분야에 특화된 플랫폼 정책 마련 및 데이터 기반 경쟁 환경에 부응할 수 있는 미디어 거버넌스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성동규 중앙대 교수)

“정보통신-미디어 연관 법제의 통합과 재정비를 담당하는 정부부처와 하위 공공기관의 재배치가 요구된다.”(정준희 한양대 교수)

“글로벌 미디어 환경에 부응하는 관련 부처가 출범해야 한다.”(최영묵 성공회대 교수)

“미디어 패러다임의 변화는 규제체계 뿐만 아니라 규제기구에 대한 변화도 요구하고 있다.”(황근 선문대 교수)

16일 미디어미래연구소 주최로 열린 ‘차기정부 ICT 정책 아젠다’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이처럼 1‧2순위 정책 아젠다로 ‘ICT 거버넌스’를 꼽았다.

현 정부가 대통령 탄핵으로 인수위원회 없이 급작스레 출범하면서 정부조직 개편이 없었고,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등 신규 미디어 등장에 따른 패러다임 변화로 규제체계와 함께 새 거버넌스가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로 이원화돼 있어 발생하는 중복‧이중규제 이슈, 반대로 국내‧외 사업자 간 역차별 규제, 즉 규제의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는 문제로 인해 거버넌스 혁신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거버넌스 구조에 대해서는 유관부처의 통‧폐합이나 기능조정 등 다양한 의견들을 제시했다.

성동규 중앙대 교수는 “ICT를 둘러싼 과기정통부, 방통위, 문화체육관광부 간 불협화음이 빈번하게 발생했고 OTT 이슈 등 중요한 정책결정 과정의 혼선과 실기가 있었다”면서 “거버넌스 재조정 문제는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과기정통부가 진흥을 목적으로 한 독임제 부처, 방통위는 여야 합의제 기구라는 부처 기능과 성격을 고려한 합리적 재편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미디어‧정보통신 부문의 통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박천일 숙명여대 교수는 “과기정통부와 방통위의 이원화된 구조로 미디어 정책의 효율적 기획과 실행이 상실됐다”며 “두 개의 부처로 나뉘어 있으면 정책의 실효성이 낮고 이는 지난 정부에서 명확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단일 정부부처로 통합이 바람직하지만 공영방송이나 보도채널 등의 이슈가 있기 때문에 이원화된 체계를 유지할 경우 노동부와 노동위원화와 같은 유기적 협력체계를 참고해 편제를 새롭게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준희 한양대 교수는 “정보통신미디어 부문 일반을 포괄하고 작게는 내용적 차원인 미디어 부문을 포함하거나 내부의 독립위원회를 통해 규율하는 독임제 부처를 토대로 해야 한다”며 “정보통신 기술과 전자상거래, 미디어 부문에 관련된 정책 거버넌스를 통합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 전담부처를 신설하고 방통위의 역할을 조정하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또 산업적‧기술적 속성이 강한 부문은 독임제 기구로, 정치‧사회‧문화적 영향력을 고려해야 되는 부분은 민주적 거버넌스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최영묵 성공회대 교수는 “미디어 정책을 총괄할 미디어커뮤니케이션부를 신설하고 방통위의 역할을 조정하는 방안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며 “미디어커뮤니케이션부는 현재의 각 부처 관련 업무를 이관하거나 통‧폐합하고, 영국의 디지털문화체육미디어부와 오프컴 체제를 한국의 현실에 맞게 수정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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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근 선문대 교수는 “우리나라 미디어 규제기구는 2013년 방통위와 미래부(현 과기정통부)로 나눠진 형태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많은 미디어 정책에서 중복 규제나 규제 공백이 발생하고 있고 이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정책 결정과 추진에서 효율성이 크게 저해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어, “디지털‧인터넷 기술‧산업분야는 전문성과 효율성, 정책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독임제 기구로 전환하고, 정치‧사회‧문화적 영향력을 고려해야 하는 규제는 다양한 사회구성원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공영방송위원회, 미디어다양성위원회, 뉴스평가위원회 등과 같은 사회적 규제형태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