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뚝 선 '누리호'…운명의 시간 다가온다

기립 끝내고 막바지 기술점검…21일 오후 4시경 발사 유력

과학입력 :2021/10/20 18:14    수정: 2021/10/20 23:25

[고흥 나로우주센터=공동취재단] “누리호 발사를 위해 항우연 등 유관기관 직원 250여명이 고생해줬다. 참여 기업까지 합치면 500여명이 함께 했다. 누리호 발사 디데이가 왔다. 최선을 다한 만큼 기대하고 있다. 진인사 대천명이라는 말처럼 하늘의 뜻을 기대하고 있다.”

오승협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추진기관개발부장은 21일 누리호 발사를 앞두고 20일 진행된 준비 과정에 대해 설명하며, 발사에 대한 소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오 부장은 “다른 선진국들도 첫 발사 성공률은 20~30% 정도다”며 “여기에 빗대는 건 아니지만, 어려움 극복하고 성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립동을 나와서 발사대로 향하는 누리호(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어 “내일 진행하는 것은 비행 시험의 마지막 과정이라 보면 된다”며 “발사체라는 것은 지상 시험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비행을 통해 위성을 쏘아올릴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는지 최종 확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처음부터 원하는 속도와 궤도에 위성을 놓지 못하더라도 단계적으로 예상하는 결과를 낸다면 적지않은 소득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항우연은 2010년 나로호 발사 시험과 동시에 누리호 개발에 착수했다. 약 11년간 진행된 누리호 개발 끝에 21일 결실을 맺게 된다. 이번 발사는 계획된 2차 발사 중 첫 번째에 해당한다. 

1차 발사에서는 실제 위성 대신 1.5톤에 달하는 위성모사체만 싣고 오른다. 누리호는 저궤도 위성을 위한 로켓으로, 목표한 고도인 600~800km 구간에 오르기까지 900여초가 소요될 예정이다. 기체 무게 20톤에, 연료 무게까지 합치면 총 200톤급이다.

오전 7시부터 이동·기립 준비…기술 점검에 계획보다 지연

항우연에 따르면 누리호 발사체 이동과 기립 준비는 7시부터 시작됐으며, 이날 오후 8시까지 기술적 점검이 이어질 예정이다.

누리호 발사체는 이날 오전 7시20분 전라남도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내 발사체 종합 조립동에서 모든 조립을 끝낸 뒤 조립동을 나섰다. 무진동 트랜스포터에 실려 출발해 1.8km 거리를 시속 1.5km로 이동했다. 사람이 걷는 속도다. 발사체는 당초 계획보다 10분 지연된 1시간10분 걸려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 도착했다.

조립동을 나와서 발사대로 향하는 누리호(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오전 7시부터 발사체 이동 준비를 시작해 발사대로 이동, 기립 과정을 진행했다. 기립 과정은 10~15분정도로 예상됐으나, 완전히 세운 후 발사체 고정 장치에 기계적 연결과 전기적 점검을 우선 진행하면서 1시간 가량 소요됐다. 발사대에 완전히 고정 완료된 시각은 오전 11시33분이었다.

기립 후 기술적 점검은 오후 8시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정오 시간부터는 발사체 기능 수행을 위한 전기적 기술 점검에 돌입했다. 전자 장비, 밸브 등이 정상 작동하는지를 1시간 가량 점검했다. 이들 과정은 당초보다 1시간 가량 지연되고 있다.

제2발사대에 기립되는 누리호_출처_한국항공우주연구원

오 부장은 “연습을 많이 했지만, 실제 비행하는 모델이라 신중을 기해서 하다보니 원래 계획보다 1시간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후 4시께에는 발사체의 자세를 제어하는 추적 벡터 장치에 대한 기능 점검을 수행했다. 엄브리컬 타워가 총 5개 층으로 구성됐는데, 이를 통해 발사체로 전기 공급과 유공압을 맞추기 위한 작업이 8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연료와 산화제는 내일 채워진다.

오 부장은 “엄브리컬을 우리는 탯줄이라고 표현하는데, 누리호는 1,2,3단으로 구성된 액체 연료를 사용한다”며 “그러다보니 조립동에서 나올 때는 산화제 연료가 비어있는 상태로, 수직으로 세운 다음에 각 단에 산화제 연료를 채우는 기능을 한다”고 설명했다.

오승협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추진기관개발부장이 누리호 발사 준비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발사 시각은 21일 오후 3~7시 사이이며, 4시경이 유력하다. 기상 상황, 우주 물체 회피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확한 시간을 결정한다.

21일의 발사 준비 과정은 공식적으로 10시부터 시작이다. 발사 통제 지휘소에서 업무를 시작하며 발사를 위해 다시한번 전기 기기, 170여종의 밸브, 추진기관 계통을 점검한다. 이 작업이 마무리 되면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는 액체 산소와 연료 주입과정에 들어간다. 연료 산화제 무게는 180톤 가량이다. 발사 2시간 전엥 시작한다. 이 작업은 영하 183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공급 라인이나 산화제 탱크 냉각 작업이 수반돼야 한다.

비행전 모든 시퀀스 기능이 정상 판단되면, 발사 전 자동시쿼스 피엘오를 구동한다. 이 과정에 돌입하면 마지막 전자장비 점검, 산화제 탱크의 압 밸브 등의 기능 점검이 이뤄지고, 자동 시퀀스 후 10분 뒤에 이륙한다.

오 부장은 “발사는 내일 오후 3~7시로 잡혀있는데, 예상되는 날씨와 우주 물체 회피 가능성, 단순히 지상풍이 아닌 고공풍 분석이 종합적으로 이뤄지게 된다”며 “오늘 오후 발사 통제 위원회를 통해 발사가 확정되고, 내일 2번의 과기정통부 중심 회의로 최종 발사시각이 결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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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과 협조해 발사 당일 반경 3km 이내의 육상 통제가 이뤄진다. 해상은 해군과 협조해 비행방향 중심으로 좌우 총 24km의 폭으로 74km 영역을 통제한다. 공역 통제 구역은 공군과의 협조로 좌우 비행방향 24km씩 48km 폭으로 95km까지다.

재난 상황, 산불 ,폭발 등 위험상황을 대비한 통제도 이뤄진다. 유관기관과의 협조 하에 내일 오전 10시경부터 통제가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