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덴마크대사관이 8일 오후 서울 성북구 대사관저에서 ‘일차의료와 정신건강(Primary Healthcare and Mental Health)’을 주제로 전문가 세미나를 온·오프라인으로 개최했다.
세미나는 오는 10일 ‘정신건강의 날’을 앞두고 열려 눈길을 끈다. 한국-덴마크의 정신건강 분야 전문가들은 정신건강 돌봄 체계에 있어 일차의료의 중요성과 자살 예방, 두 나라의 정신건강 증진 방안 등에 대한 심도 깊은 강연과 토론을 진행했다.
사회가 고도화될수록 개인은 파편화 되고, 정신적 문제를 호소하는 이들도 늘어나게 된다. 우리나라와 덴마크 두 나라 모두 정신건강 관리에 관심을 두는 이유다. 여기에 코로나19 유행 장기화에 따른 사회·경제적 위축 및 고립감, 확진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 등은 사회 구성원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6명(67%)은 장기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정신적 불안과 우울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팬데믹은 기존에 정신질환을 겪던 이들의 증상 개선을 더디게 만드는 환경적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세미나의 주제인 일차의료와 정신건강은 어쩌면 관련이 깊지 않은 것처럼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외부 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이란, 광범위하면서 개별적이다. 정신질환 당사자에 대한 적절한 치료와 함께 이들이 지역사회 일원으로 활동케 하려면 이들에 대한 지역돌봄체계의 구축은 필수적이라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다.
실제 정신건강과 일차의료의 상관관계는 덴마크의 지역 돌봄 체계에서 이미 입증된 바 있다. 아이너 옌센 대사는 “덴마크의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가족 주치의’는 정신질환자의 지역사회돌봄 과정에서 큰 역할을 맡고 있다”고 지디넷코리아에 말했다.
대사는 “주치의가 가족력 및 환자의 특이사항을 상세히 파악해 약물 치료 결정 등 적극적인 치료 개입을 맡는다”며 “응급 상황 등 입원치료 필요 시 주치의는 연계된 덴마크 대형병원으로 환자 전원을 결정, 적시에 치료가 이뤄지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신질환 및 당사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적절한 치료 등을 어렵게 만들며, 정신질환 당사자의 사회복귀를 가로막는 요인이다. 이런 이유로 덴마크가 정신질환에 대한 스티그마(사회적 낙인) 불식을 위해 실시 중인 ‘원 오브 어스(One of Us) 캠페인’은 꽤 성공적인 모델로 받아들여진다.
해당 캠페인은 정신질환 당사자가 본인의 경험과 치료 경험을 공개, 정신질환이 누구에게나 발병할 수 있는 ‘질환’으로써 대중에 인식되도록 하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정신질환 당사자 동료 지원도 이와 유사한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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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너 옌센 대사는 “스티그마를 없애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지역사회에 정신질환 당사자가 자리 잡는 데 원 오브 어스가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세미나는 니나 보엘 참사관의 사회로 주한덴마크대사관과 덴마크 보건부의 유튜브 및 SNS로 생중계됐다. 이날 우리나라에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김선민 원장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황태연 이사장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이진용 심사평가연구소장 ▲강북삼성병원 오강섭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경희대학교병원 백종우 정신건강의학과장(신경정신의학회 법제이사) 등이 강연을 맡아 한-덴마크의 정신건강 의제에 대한 진지한 토의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