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혜숙 장관 "플랫폼 규제 신중해야...5G 투자는 독려"

플랫폼 규제 신중론 강조...5G 질타에 투자 독려 답변

방송/통신입력 :2021/10/01 21:53    수정: 2021/10/02 07:51

박수형, 김민선 기자

국정감사 시작 전부터 플랫폼 국감으로 불려진 가운데, 국감 첫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상의 감사에서도 플랫폼 규제 논의가 주를 이뤘다.

여야 의원들이 디지털플랫폼 기업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고, ICT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의 임혜숙 장관은 규제 도입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임혜숙 장관은 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감사에서 “영향력이 커져가고 있는 디지털 플랫폼이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공정경쟁과 혁신환경조성 간 균형 있는 발전을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임 장관은 플랫폼 기업의 영향력이 커진 부분에 대한 질의가 이어지자 “일부 공감하지만 플랫폼을 부정적인 측면에서 지적한 부분도 있고 긍정적인 부분을 간과할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플랫폼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고 청년들에게 여러 가지 기회를 제공하는 점도 많다”며 “구조적인 조치는 최종적인 수단이고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플랫폼 기업에 규제를 도입하는데 신중해야 한다는 점은 국내 기업만 도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임 장관은 “만약 규제를 적용 했는데 국제무역협정 상 외국기업에는 적용하지 못한다면 국내 기업의 경쟁력만 낮추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에 플랫폼 기업 정책을 다루는 조직을 신설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은 “ICT 부처에서 플랫폼 조직을 육성해야 한다”며 “공정위는 사무처장을 팀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임 장관은 이에 대해 “현재 민간 최고 전문가들과 협력을 통해 디지털플랫폼 정책포럼을 운영하고 있고, 부 내에 전담기능 강화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사진 = 뉴시스

■ 통신사 5G 투자 독려하겠다

5G 이동통신도 과기정통부 대상의 주요 감사 질의 대상에 꼽혔다.

특히 28GHz 대역의 5G 네트워크 구축을 두고 여러 의원들의 질의가 오갔다. 기존 주파수 할당 조건을 고쳐야 한다는 민주당 변재일 의원의 의견을 비롯해 정부가 당초 약속한 것처럼 통신사의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나왔다.

임 장관은 이에 대해 “현재 28GHz 5G 무선국 설치 수준이 기준에 못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앞으로 통신사를 독려해 약속된 무선국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28GHz는 전국망 구축의 성질을 가진 주파수 대역이 아니다”면서 “특정 핫스판 대역에 설치해 새로운 서비스인 혼합현실 용도로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5G 요금이 비싸다는 지적에 대해 임 장관은 5G 요금 수준에 대해서는 데이터 이용량에 따라 5G가 LTE보다 저렴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다만 다양한 요금제가 출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재차 답변했다.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에 반소를 하는 등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글로벌CP 사업자의 망 이용료 갈등에 대해서는 과기정통부가 입법 지원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혀 이목을 끌었다.

임 장관은 “현재의 인터넷 서비스는 양쪽의 트래픽이 평형을 이루도록 설계된 인프라인데, 해외 CP에서 트래픽이 몰리는 경우에 대한 대책은 아직 세우지 못했다”며 “사업자 간 자율협상 영역이지만 인터넷 망 이용료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는 법률이 필요하고 입법 과정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뉴딜 성과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야당 의원들이 주로 단기 일자리 성과를 알리는데 집중한 것 아니냐는 질책이 많았다.

임 장관은 이 점에 대해 “일부 공감하는 부분도 있지만, 코로나 위기로 굉장히 많은 미취업자와 경력단절 여성, 장애인 등에 단기라도 일자리를 원하는 부분이 잇었고, 데이터 구축을 위한 라벨링 작업을 위한 수요도 높았다”면서 “단기 일자리 외에 양질의 일자리 창출도 더욱 고민하겠다”고 강조했다.


■ 우주산업 육성 집중 논의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우주산업 육성에 역량을 더욱 기울여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졌다.

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과거엔 군사적, 국가 전략적 측면으로 다뤄졌지만 최근에는 민간 우주항공 산업으로 영역이 넓어지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뒤처지고 있다”며 “우리나라에도 우주개발 전담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 장관은 이에 대해 “정부 조직 개편은 신중해야 한다”면서도 “전담 공무원의 필요성, 항우연의 민간시험시설 확대, 실질적인 연구개발 사업비 확대 등에 동의하고 과기정통부가 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답했다.

같은 당 조정식 의원은 “미래산업 준비를 위해 한국판 뉴딜도 추진하고 인재양성 사업과 원천기술 개발을 열심히 해왔다”며 “(이런 부분은 다음 정부에서도) 잘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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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우주산업을 비롯해 기후변화, 탄소중립 대응은 역점적으로 속도를 내야 한다”면서 “앞으로 과기정통부 역할과 위상, 중요성이 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주 거버넌스와 산업 육성 논의와 별도로 임 장관은 이날 감사 인사말을 통해 “이번 달에는 우리의 독자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 발사가 예정돼 있다”며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