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폐기물 활용해 수입 광물 대체한다

현대제철·제철세라믹과 폐수슬러지 재활용 기술 공동 개발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1/09/27 11:00

삼성전자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생기는 폐수슬러지를 철강 만드는 부원료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현대제철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폐수슬러지는 반도체 공정 중 발생하는 폐수 처리 과정에서 나오는 침전물이다. 반도체 공정에서 나오는 전체 폐기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삼성전자가 현대제철과 반도체 공정 폐수슬러지(왼쪽)를 재활용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폐수슬러지 주성분은 불화칼슘(플루오린화칼슘·CaF2)”이라며 “제철소에서 쓰는 형석 성분과 비슷해 재활용 방법을 연구했다”고 말했다. 형석은 불화칼슘으로 이뤄진 광물이다. 제철소 제강 공정에서 쇳물 속 황·인 불순물을 없애려고 형석을 쓴다. 쇳물에 형석을 넣으면 불화칼슘이 쇳물 녹는점을 낮춰 불순물 제거 반응을 촉진한다. 슬래그에 형석을 투입하면 불화칼슘이 슬래그 녹는점을 낮춰 쇳물 속 불순물을 흡수하며 제거하는 반응을 촉진한다. 슬래그는 광석에서 금속을 빼내고 남은 찌꺼기다.

삼성전자는 현대제철, 재활용업체 제철세라믹과 지난해 8월 폐수슬러지 재활용 기술협약을 맺었다. 올해 4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형석 대체품 30톤을 사용해 철강재를 생산했다. 6월 한국환경공단 평가, 8월 국립환경과학원 평가를 거쳐 신기술이 최종 승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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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삼성전자)

현대제철은 이르면 다음 달 말부터 형석 1만톤을 폐수슬러지 재활용품으로 대체하고, 재활용품 사용량을 늘릴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형석을 연간 2만톤 수입해왔다. 국내 산업계는 남미·중국 등 해외에서 형석을 전량 수입한다. 현대제철은 형석 구매 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시멘트공장으로 보내던 폐수슬러지를 다양한 분야에서 재활용할 예정이다. 기업과 관계기관이 손잡고 폐기물로 개발한 대체 물질은 ‘자원 순환형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친화’ 모범 사례라고 자평했다. 삼성전자 DS부문 환경안전센터장 장성대 전무는 “친환경 자원순환기술을 개발해 ESG 경영을 강화할 것”이라며 “폐기물 재활용률 100%를 달성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