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코인원, 코빗이 가장자산 사업자 신고를 위한 필수요건인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실명계좌) 확인서'를 확보했다. 신고에 필요한 준비를 마친 만큼, 3개 업체 모두 빠른 시일 내에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를 접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1호로 신고를 접수한 업비트까지 소위 4대 거래소는 신고제 도입 후 원화 거래소로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빗썸, 코인원, 코빗은 이날 기존 거래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 확인서를 발급 받고,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접수 초읽기에 들어갔다.
3월 시행된 개정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원화 입출금을 지원하는 가상자산 거래소는 오는 24일까지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과 은행 실명계좌 확인서 등의 요건 등을 갖춰 사업자 신고를 마쳐야 한다. 미신고 업체는 영업이 불가능하다. 미신고 업체가 영업하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빗썸, 코인원, 코빗은 은행의 실명계좌 확인서만 받으면 신고할 수 있도록 필요한 준비를 마친 상태에서, 은행의 결정만 기다려 왔다.
빗썸과 코인원은 이날 NH농협은행과 실명확인 계좌 발급에 대해 재계약을 완료하고, 실명계좌 확인서도 발급받았다. 빗썸·코인원과 NH농협은행 간 협상은 트래블룰과 관련해 난항을 겪다가 합의점을 찾아 해결됐다. 트래블룰은 거래소 간 코인 이동 시, 자금세탁방지를 위해 거래 내역을 상호 공유해야 한다는 규정이다.
당초 은행은 코인을 이용한 자금세탁 시도를 우려해, 내년 3월 트래블룰이 도입될 때까지 코인 입출금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는데, 거래소가 신고 수리 후 고객신원확인(KYC) 및 지갑주소 확인 절차를 거친 회원에 한해 원화마켓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협의했다.
코빗은 신한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 확인서만 발급받고, 실명계좌 재계약은 아직 협상 중이다. 신한은행은 확인서 발급을 위한 위험성 평가와 재계약 심사를 동시에 진행하기 위해,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마감일인 9월24일까지 실명계좌 재계약을 임시 연장해 놓았다. 따라서 재계약 여부도 24일 이전에 결정될 예정이다.
빗썸과 코인원, 코빗까지 실명계좌 확인서 발급을 완료하면서 FIU 신고를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이후 신고 접수는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신고를 접수한 사업자는 업비트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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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업체가 신고를 접수하면 소위 4대 거래소까지는 원화 거래소 지위를 유지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ISMS 인증은 확보했지만, 은행 실명계좌를 받지 못한 중소 거래소들도 있다. 이들 거래소들은 코인 간 거래만 가능한 C2C(코인 투 코인) 거래소로 전환해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를 접수하는 플랜B를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