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지난달 31일 구독 서비스 플랫폼 ‘T우주’를 출시한 가운데, 구독 서비스를 출시한 다른 기업들과는 다른 사업 모델을 가지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이 11월 물적분할을 앞두고 있는만큼, 기존 통신 중심의 멤버십 체계를 비통신 서비스들까지 아우르는 멤버십 체계로 자연스럽게 변화시키기 위한 작업으로 해석하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쿠팡 등이 자사 서비스 혹은 지분 관계가 있는 서비스들과 제휴한 것과 달리, SK텔레콤은 직접 관계가 없는 회사들의 서비스와도 T우주 제휴를 맺었다. 이용자 락인(Lock-in) 효과를 노린다면 구독 대상이 자사 계열 서비스들로 한정돼야 하는데, T우주의 제휴처 범위는 이를 뛰어넘는다.
현재까지 공개된 T우주 제휴 서비스 목록을 보면 티맵, 웨이브, 원스토어, 플로 등은 SK텔레콤 계열사가 운영하는 서비스에 해당한다. V컬러링, 게임패스 등은 SK텔레콤이 직접 진행하는 서비스다. 모두의 셔틀은 SK텔레콤이 투자한 스타트업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SK텔레콤은 배달의민족, 파리바게뜨, 스타벅스, 이마트, 꾸까, 어바웃펫 등 직접적인 지분 관계가 없는 회사의 서비스들과도 다수 제휴를 맺었다. 베이커리, 카페, 쇼핑 등 기존 멤버십인 T멤버십 제휴처들의 카테고리와 비슷한 양상이다. 소비자들이 통신사 멤버십 포인트로 베이커리,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할인을 받아 이용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우주패스 구독자는 제휴 서비스에서 할인받을 수 있다.
가령 주력인 우주패스 올(all)에 가입할 경우 ▲아마존 해외직구 무료배송+1만원 할인 ▲11번가 SK페이 3천포인트 ▲구글원 100GB 용량 12개월 제공 등 기본 사항 3가지에, 추가로 제휴된 서비스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즉, 구독 가능한 서비스는 총 4가지다. 이용료는 월 9천900원이며, SK텔레콤 이용자가 아니더라도 가입할 수 있다.
가입 페이지에서는 7천원인 단품 구독 상품에 가입하려 해도 2천900원만 추가하면 우주패스 올에 가입할 수 있다는 문구를 한 차례 더 띄우고 있다. 사실상 우주패스 올 가입을 독려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T멤버십 체계가 낡았다보니, 우주 구독 서비스는 이를 치환할 수 있는 체계로 가기 위해 준비된 것”이라며 “올해 초 회사 내에서 구독경제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와, 그에 맞춰 팀이 3~4개 꾸려졌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을 종합해 볼 때 SK텔레콤은 구독 서비스를 한 데 모은 플랫폼으로서 T우주에서 수익을 내는 것과 동시에, 기존 T멤버십을 대체할 체계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전까지 통신 중심의 멤버십을 비통신 서비스들로 무게중심을 이동시키는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11월 통신사업 중심의 SK텔레콤과 투자사업 중심의 ‘SK스퀘어’로의 물적분할이 예정돼 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T우주는 기존 멤버십의 확장판”, “앞으로는 돈을 주고 구독권을 구매해야 하니, 멤버십 포인트를 돈 주고 사게 되는 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SK텔레콤 관계자는 “T멤버십 포인트와 연계될 가능성이 있지만, 멤버십 개편만을 위해 구독 서비스를 출시한 것은 아니다”면서 “SK텔레콤이 성장하고 있는 구독 시장에 새로 진출한 것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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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T우주에서 발생할 매출의 대부분은 이용자들이 내는 구독료"라며 "구독 플랫폼에 제휴한 업체들로부터 수수료를 받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기업 간 계약상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11일 진행된 SK텔레콤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윤풍영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기본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구독상품의 수익 셰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SK텔레콤은 4분기 중 개편될 T멤버십 제도에 포인트를 원하는 제휴처에 몰아 쓸 수 있는 '선택형' 옵션을 추가한다고 지난 7월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