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빙로봇 시장 잡아라"...주도권 경쟁 '후끈'

배민 잡은 브이디컴퍼니 '기술·시장' 리딩...KT와 협력 베어로보틱스 '해외 공략'

디지털경제입력 :2021/09/02 08:00    수정: 2021/09/02 13:38

비대면 산업 확대로 급부상하고 있는 서빙로봇 시장에 중소 로봇 제조기업 두 곳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주인공은 국내 양대 서빙로봇 강자로 꼽히는 브이디컴퍼니와 베어로보틱스.

이들 기업은 일반 외식 점포를 비롯해 통신 및 플랫폼 대기업에 관련 로봇을 공급하는 등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해 분주하다.

우아한형제들 서빙 로봇 딜리 드라이브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국내 서빙로봇 시장을 포함한 글로벌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지난 2019년 약 35조원에서 2024년 약 138조원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국내 서빙 로봇 시장 규모 역시 올해 1000대 수준에서 내년엔 약 3배 늘어난 3000대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우아한형제들과 KT '대어' 낚은 양대 서빙로봇 기업

브이디컴퍼니는 우아한형제들에 자사의 서빙로봇 '푸두봇'을, 베어로보틱스는 KT에 '서비'를 공급하고 있다. 이들 회사는 최근 업종을 망라하고 자율주행 로봇 시장 진출을 발표한 기업들 가운데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대기업 두 곳을 선점한 셈이다.

우아한형제들과 KT는 최근 빌딩 내 자율주행 로봇 솔루션 시스템을 구축할 정도로 로봇 사업을 정조준하고 있다. 

구매 수요가 큰 두 기업에 서빙로봇을 공급한 브이디컴퍼니와 베어로보틱스는 향후 이들 대기업의 로봇 사업 전략에 따라 로봇 추가 공급을 통한 양적 확대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브이디컴퍼니는 서빙로봇 라인업 (사진=브이디컴퍼니)

하지만 공급계약을 체결한 시점에 따라 두 기업은 다소 상이한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KT의 로봇 제조사 파트너로는 과거부터 현대로보틱스가 주를 이뤄오다가 최근 베어로보틱스가 합류한 만큼 공급량 자체가 아직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 분석이다. 

KT 관계자는 "베어로보틱스가 공급한 서빙로봇의 구체적 수량에 대해서는 밝히기가 어렵다"면서 "향후 추가 수요의 추이를 점검하고 베어로보틱스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브이디컴퍼니는 우아한형제들이 로봇 산업의 걸음마를 뗀 지난 2019년 경부터 우아한형제들 측에 로봇을 공급해왔다. 현재까지 서빙로봇 '푸두봇' 약 300대를 공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브이디컴퍼니 관계자는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우아한형제들과의 공급 계약은 매해 갱신되는 게 전제조건"이라고 전했다.

다만, 우아한형제들보다 상대적으로 체급이 큰 KT가 향후 서빙로봇 시장을 어떻게 확대하느냐에 따라 베어로보틱스의 사업전략도 향배가 갈릴 것으로 점쳐진다. 

■ 국내는 브이디컴퍼니, 해외는 베어로보틱스

이들 두 기업은 기업의 성격에 따라 해외와 국내에서 각기 다른 성적표를 받아든 것으로 확인된다.

우선 국내 시장 주도권 측면에서는 브이디컴퍼니가 우세한 상황이다. 브이디컴퍼니는 지난 8월 말 기준 950대의 서빙로봇을 일반 점포에 공급했고, 도입매장은 520개 매장이다.

회사가 출시한 서빙로봇의 누적 서빙거리는 20만km 서빙건수는 750만 건이다. 반면 베어로보틱스 서빙 로봇의 누적 서빙거리는 13만km, 서빙 건수는 668만 건으로 브이디컴퍼니에 비해 열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브이디컴퍼니의 매장내 로봇 운용 기술과 매니지먼트, 유지보수 능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는 상황"이라며 "똑같은 서빙로봇이라고해도 효율적인 운영 방식과 갑자기 발생하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많은 데이터와 운영 노하우가 필요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베어로보틱스 측은 국내 시장 서빙로봇 공급 대수와 공급 계약 점포 숫자에 대해서는 대외비라는 이유로 밝히지 않았다.

베어로보틱스 '서비(Servi)'

그러나 브이디컴퍼니는 아직 해외 시장에서 활로를 뚫지 못한 것에 반해 베어로보틱스는 소프트뱅크 등에 투자 유치를 받는 등 활발히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2018년 베어로보틱스는 미국 외식업계 박람회 '내셔널 레스트런트 어쏘시에이션 쇼(National Restaurant Association Show)'에 참가해 280만 달러 (한화 약 33억원) 규모 시드투자를 유치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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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듬해 미국 외식협회 '키친 이노베이션 어워드'까지 수상하는 등 해외시장 판로 개척에 확연한 호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엔 소프트뱅크 그룹이 추진한 3천200만달러(한화 약 370억)규모 시리즈 A투자 유치에도 선정됐다. 소프트뱅크 로보틱스 그룹과의 파트너십으로 일본 현지에 로봇을 수출하고 있고, 미국 시장에도 로봇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 따라 한국 생산 제품에 대한 관세가 전혀 없다는 이점이 있는 만큼 향후 베어로보틱스의 미국 시장 진출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