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포인트 사용 중단 파장 확산...재개 가능성은 있나

[이슈진단+] 머지플러스 전금업 미등록 논란

인터넷입력 :2021/08/13 16:34    수정: 2021/08/16 19:57

손예술, 안희정 기자

10만원 짜리 모바일 상품권(포인트)를 8만원에 팔아 10만원처럼 쓸 수 있다며 사용자를 끌어모았던 '머지플러스'가 논란에 휩싸였다. 이용자 수가 증가한 상태서 운영하던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이용처를 확 줄였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머지플러스의 사업은 전자금융업으로 볼 수 있어, 전자금융업자로 등록할 것을 권고한 상태다. 머지플러스도 당국 가이드를 수용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지만, 환불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어 고객들 사이에선 '먹튀(먹고 튄다)' 의심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회사는 전금업 등록 절차를 서둘러 진행해 이슈를 해소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쉽게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 않아 당분간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머지플러스, 머지포인트가 뭐길래

머지플러스는 앱 '머지포인트'에서 ▲'머지플러스 멤버십'과 ▲모바일 상품권이라고 할 수 있는 '머지머니'를 판매해왔다.

머지플러스 멤버십은 머지포인트 앱에서 매월 1만5천원의 이용료를 내고 구독하면 가맹점에서 상시 20%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머지머니는 머지포인트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형 상품권이다. 오픈마켓 등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머지머니를 판매해왔다.

음식점뿐만 아니라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등 전국 8만여개 가맹점(이디야·파리바게트·빕스·이마트·홈플러스 등)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어 큰 인기를 끌었다. 이 때문에 수백만원어치 포인트를 충전해두고 여러 가맹점에서 사용하고 있는 이용자들도 있었다.

머지플러스가 공지한 GMV. GMV는 비용 등을 모두 포함한 개념으로 순수익으로 볼 수 없다.

머지플러스에 따르면 가입자는 100만명이다. 머지플러스가 앱에서 공개한 'GMV(순 판매량)'은 2019년 1월 4천만원에서 2020년 1월 35억원, 2021년 1월(100억원), 2021년 7월(424억원)으로 2년 여 사이 1천배 증가했다. GMV는 고객 수가 빠르게 늘었다는 점은 보여주지만, 회사 측이 내야하는 비용까지 포함한 수치이기 때문에 재무 상태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지표다.

이 회사는 처음에 기업용 식권 솔루션을 바탕으로 사업을 키워 오다가 2019년 1월부터 모바일 바우처 사업을 시작했다. 올해 1월 들어서는 외식 할인을 정기구독 할 수 있는 머지플러스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전금업자 미등록, 피해 더 키워..."자본금 규모 '확' 늘려야"

논란은 머지플러스가 판매 중인 상품이 문제가 됐다. 금융감독당국은 머지플러스를 '선불 전자 지급 수단'으로 볼 수 있어 회사가 전자금융업자로 등록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회사 측은 머지머니나 머지플러스 월간·연간권이 모바일 상품권 형태라고 주장하기도했지만 결국 당국의 권고를 받아들이기로 방침을 정한 상태다. 머지플러스는 이에 따라 머지머니와 머지플러스 판매를 모두 중단하겠다고 지난 11일 공지했다.

금융위원회 이한진 전자금융과장은 "모바일로 상품권을 발행하고, 이를 쓸 수 있는 가맹점을 모집하고 고객에게 돈을 받고 이를 파는 일련의 '금융 행위'를 하고 있는데 전자금융업자로 왜 등록을 안했는지 의문"이라며 "영세한 업체라도 모바일을 통해 금융 서비스를 하는 경우 전자금융업을 등록한다"고 지적했다.

머지포인트

머지플러스는 전자금융업자로 등록하지 않아,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릴 수 있었다. 전자금융업자의 경우 현행 법상 고객이 충전했지만 쓰지 않은 돈(미상환 잔액) 대비 자기 자본 비율이 20% 이상이어야 한다. 즉, 고객이 늘 수록 만에 하나 벌어질 수 있는 변수를 대비해 자기 자본금을 확충해야 하는 것이다.

머지플러스의 초기 자본금은 30억3천만원이며 현재 충전된 금액 수준만 424억원(순 판매량)이다. 이한진 과장은 "현행 법상 머지플러스의 부채 비율이 규제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며 "전자금융업자로 등록하려면 고객에게 돌려줘야 할 돈의 규모가 커진 만큼 자기자본도 늘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갑작스러운 서비스 중단에 이커머스·가입자 '패닉'

머지포인트 서비스 중단으로 현금을 충전해 사용하고 있던 가입자뿐만 아니라 가맹점, 이를 판매했던 오픈마켓 사업자들 모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만약 환불을 원하면 구매가격의 90%를 해준다고 했지만, 고객센터가 마비되고 머지머니를 보유하고 있는 금액이 큰 사용자들은 머지플러스 본사로 찾아가 항의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오픈마켓 등 이커머스 플랫폼도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지마켓·11번가·티몬·위메프 등에서 머지머니 모바일 바우처가 활발히 판매돼 왔는데, 머지포인트가 사업을 중단한다고 하면서 구매자들의 환불 문의도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모두 결제 후 머지포인트 앱에 등록하지 않은 사용권은 환불이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오픈마켓은 상품판매 중개업자이기 때문에 이러한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이미 등록된 머지머니는 환불이 힘들지만 사용하지 않은 상품권에 대해선 환불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머지포인트 앱 홈 화면.

PLCC가 사업 지속 '키', 가능성은 희박

머지플러스는 사업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쉽지 않은 모양새다. 이날 회사 측은 제휴처인 하나멤버스에 줘야 할 대금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나멤버스에서 머지플러스 연간권 구매 시 수 차례에 걸쳐 하나머니를 지급하기로 했는데, 이날이 5만머니를 구매자에게 주는 날이었다. 

머지플러스가 공지한 사업방침 '100만 유저를 PLCC(상업자 표시) 카드 결제망으로 전환시켜 단기간 850(억)~1천200억 정도의 부가 수입 기대한다'는 것도 현실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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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방침을 해석하자면 머지플러스가 카드 판매 중개 수수료를 받아 850억~1천200억을 만들 수 있고, PLCC 가맹점서 쓰도록 해 이용 고객을 확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머지플러스는 KB국민카드와 PLCC 카드 출시에 관해 업무협약을 맺은 상태다. 사업이 본격화된 것도 아닌터라 이 업무협약이 그대로 진행될 지는 미지수다. 평판 리스크가 크고 현재 머지플러스에선 고객 이탈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PLCC 카드에 관한 것은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