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보험' 과장광고 누가?…보험-플랫폼 업계 공방

금감원 지침에 보험사 '발끈'..."판매는 플랫폼서 더 이뤄져"

최근 금융감독원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부작용 일부를 보장해주는 보험 광고가 '과장 광고'가 될 수 있다고 보험업계에 당부하면서, 과장 광고의 주체가 누군지를 두고 보험업계와 플랫폼업계 간 신경전이 진행되고 있다.

보험업계는 자신들의 독자 채널보다 토스·카카오페이 등 플랫폼에서 많이 팔렸으니 과장 광고 지침은 그 쪽에 직접 내려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플랫폼업계 생각은 다르다. 자신들이 직접 보험 상품을 만든 것도 아니고 제휴사와 광고 문구를 협의했으니 과장 광고 주체는 보험사라고 반박하고 있다. 

토스의 무료 보험 광고 화면. '무료 백신보험'(왼쪽)이라는 명칭이 '무료 보험'으로 수정됐다.(사진=뉴스1)

7일 보험업계선 금감원이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보험 광고 표시를 '코로나 백신 보험' 또는 '백신 부작용 보험'이라고 표시하지 말라고 보험사에 권고한 것은 현 판매 실태를 잘못 파악한 조치라고 보고 있다.

보험사들은 그 근거로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보험은 플랫폼에서 훨씬 많이 팔렸다는 점을 꼽고 있다. 

보험사들이 자체 설계사나 채널을 통해 팔기도 했지만 토스(삼성화재)·뱅크샐러드(라이나생명)·카카오페이(교보라이프플래닛)·티맵모빌리티(캐롯손해보험) 등 다른 채널과 제휴해 판매했다는 것.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료 공짜를 내건 제휴 업체로 가입자가 몰려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플랫폼 채널에 판매가 쏠린 만큼 과장 광고 책임도 그 쪽에 물어야 한다는 것이 보험업계의 주장이다.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과장 광고를 말라는 것이 애초 플랫폼 업체를 겨냥한 지침"이라며 "감독당국이 제휴 업체에 직접 말 못하니 보험사에만 요구한다"고 볼멘 소리를 냈다. 

플랫폼 업체들은 제휴사와 광고 문구를 협의했을 뿐 아니라 광고를 통해 이득을 본게 없다는 점을 들어 보험업계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또, 보험협회에서 내려온 광고 지침에 따라 광고 문구를 수정했으니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토스 관계자는 "손해보험협회에 광고 지침이 내려온 뒤 제휴 보험사인 삼성화재와 협의해 보험 명칭을 바꿨다"며 "토스는 처음부터 '백신 부작용' 등의 표현을 피하고 아나필락시스 쇼크 보장임을 명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토스가 홍보한 게 과장 광고라면 토스가 그 광고로 금전적 이익을 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토스는 회사 돈 들여 고객에게 제휴 상품을 가입시켜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지난 3월 시행돼 금융상품을 판매하거나 대리 판매, 중개하는 업체(플랫폼)들도 등록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아직 등록 과정이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등록이 완료되면 판매 과정서 문제는 없었는지 금감원이 들여다볼 길이 생긴다. 

또 플랫폼 업체가 아예 금융사의 상품을 사들여 무료로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 제공 시 어떤 안내를 해야하는지에 대한 감독 규정이 불분명한 상황이다. 

이번 사안에 대해 금감원 측은 "무료로 보험을 제공하는 제휴 업체가 구체적인 상품 설명 자료를 안내할 의무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