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은 '물건' 아닌 '생명'"...보험 시장도 영향권

[이슈진단+] 동물 법적지위 변경 위한 민법 개정 영향

금융입력 :2021/07/28 08:10    수정: 2021/07/28 18:21

반려동물의 법적 지위가 앞으로 '물건'에서 '생명'으로 바뀔 전망이다. 국내 반려동물 가족이 매년 증가하면서, 새로운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동물의 법적 지위 변경으로 반려동물 보험 시장도 확대될 것으로 예견된다. 현재는 반려동물을 물건으로 봤기 때문에 재물 손해를 보장하는 손해보험사에서만 반려동물 보험을 취급했지만 생명보험사도 이젠 반려동물의 건강과 사망을 보장해주는 보험을 만들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법무부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법무부는 지난 19일 민법에 제98조의2로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조항을 신설하겠다는 내용을 입법 예고했다. 동물을 물건으로 취급하는 법적 지위를 생명체로 인정하기로 한 게 골자다. 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동물은 물건이 아닌 동물 그 자체의 법적 지위를 인정받게 된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가구가 늘면서 동물을 생명체로서 보호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됐다고 법무부는 판단했다. 국민 10명 중 9명이 민법상 동물과 물건을 구분해야 한다고 답한 여론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현재 국내에서 640만 가구가 반려동물 860만 마리와 함께하고 있다.

동물의 법적 지위가 바뀌면 반려동물을 해치거나 유기하는 행위가 폭넓게 처벌될 것으로 보인다.

반려동물 보험도 영향권...생보사도 참여 가능

동물의 법적 지위 변화는 반려동물 보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물건'이라 재물을 다루는 손해보험사 7곳에서만 반려동물 보험을 취급했지만, 이 폭이 더 넓어지기 때문이다. 생명을 보장하는 생명보험사에서도 반려동물 보험을 내놓을 수 있다.

단순히 반려동물의 치료비 등을 보장받는 데에서 나아가 반려동물의 사망·장애 진단과 간병까지 아우르는 상품이 생길 수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규제 진행 상황에 맞춰서 대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핀테크 '핀크' 관계자는 "동물에 대한 법적 지위가 생명으로 부여되면서, 반려동물 보험 시장이 커지고 관련 상품을 중개하려는 핀테크사도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수의사법 개정 및 소액보험시장 빗장 풀려..."시장 더 커진다"

수의사법까지 개정을 앞두고 금융당국이 소액 보험 시장의 빗장을 푼 상태라 관련 산업은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5월 수의사의 ▲진료 행위 표준화 및 ▲과다 진료 시 시정명령·영업정지 부과 등의 내용을 포함한 수의사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로 넘어간 상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수의사법이 개정되면서 반려동물 보험을 팔 수 있는 환경이 좋아지는 것 같다"며 "그동안 동물병원마다 진료수가가 달라 보험으로 동물 치료 비용을 보장하기 힘들었다"고 강조했다. 

금융위원회는 동물보험 전문 회사가 나올 수 있도록 규제를 풀었다. 종합보험사를 새로 세우려면 300억원 이상 자본금이 필요하지만, 반려동물 전문 보험 등을 취급하는 소액 단기 보험회사의 최소 자본금은 20억원으로 15분의 1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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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새로운 보험회사가 등장할 것 같다"며 "반려동물 보험 등을 집중하는 소액단기보험사에 도전하는 회사를 대상으로 8월부터 사업 계획 컨설팅을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소액단기보험업 사전 수요를 조사한 결과 10개사가 참여 계획을 밝혔다"며 "이 가운데 반려동물 보험 만들겠다고 나선 회사가 제일 많다"고 귀띔했다. 이어 "금융 말고 반려동물 사업 하던 사람들이 보험까지 영역을 넓히려고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