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몰과 소규모 오프라인 매장으로 시작한 수제화 브랜드가 방탄소년단(BTS)의 뮤직비디오에 등장하고 일본 등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수제화 전문 브랜드 '손신발'을 운영 중인 유대호 대표(44)는 10여년 넘게 구두의 외형을 만드는 갑피 제작자로 경력을 쌓았다. 이전까지 오프라인 도매 사업자에게 제품을 공급했던 그가 직접 소매에 뛰어든 것은 기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유대호 대표는 "도매 시장은 비수기에는 주문량이 턱없이 부족한 경우가 많았다"며 "이미 기술력을 갖추고 있으니 언제나 고객들과 만날 수 있는 온라인몰, 오프라인 매장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손신발은 무난한 디자인부터 가죽 부분에 다양한 색상을 넣은 독특한 모델까지 폭넓은 제품을 다룬다. 유 대표에 따르면 그 중 대표 아이템으로 꼽히는 것은 자체개발한 워커 스타일 아웃솔을 사용한 더비슈즈 '2250', BTS의 뮤직비디오 '버터', '퍼미션 투 댄스' 등에서 멤버 진이 착용한 스웨이드 소재 부츠인 '9003', '2259', 블랙 유광으로 코팅한 '5003' 등이다.
이밖에 가죽에 직접 다양한 색상을 염색하거나 빛에 노출될수록 자연스럽게 색이 바래는 느낌을 연출하는 가죽 에이징, 글씨를 새기는 레터링 등을 시도한다.
제품 디자인부터 생산까지 직접 진행하는 만큼 가죽 소재와 함께 굽 높이, 발 볼, 발등을 자신의 사이즈에 맞게 맞춤제작이 가능하다는 것도 이곳의 장점이다.
그에 따르면 오픈 4년 차까지 이 브랜드는 오프라인 매장이 대부분 매출을 차지했다. 이후 온라인이 차지하는 매출이 60% 수준까지 높아지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손신발은 온라인몰을 통해 자사 제품을 소개하는 온라인 매거진, 룩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인다. 유 대표를 포함한 수제화 장인들이 제작한 제품들은 디자인과 품질을 인정받아 국내 유명 스타, 국내외 인플루언서 등이 직접 착용한 모습이 소개됐다. 또한 여러 아티스트들과 협업했던 결과물들이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에 공유되면서 온라인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브랜드는 또한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를 통해 구축한 자사 온라인몰과 연동된 페이스북 숍스를 활용해 공식 인스타그램 내에 제품과 가격정보가 실시간으로 노출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고객들이 구매하기 전 제품과 가격정보를 미리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디자이너 브랜드와 협업도 손신발의 경쟁력이다. 지난 상반기에 일본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 미카게신, 베이스마크의 컬렉션에 참여해 자사 제품을 소개했다. 일본 도쿄 지역 랜드마크로 꼽히는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 내에도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지난해에는 일본 내에 운영 중인 한국 패션 온라인 편집숍인 '클로리네'의 담당자가 직접 방문해 이곳과 입점 계약을 맺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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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신발은 앞으로 일본에 더해 미국, 유럽까지 진출하며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날 계획이다.
유 대표는 “본질은 좋은 신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도 신발 자체로 좋은 평가를 받고 싶다”면서 “이를 위해 수제화 장인들에게도 업계 최고 수준의 대우를 해드리고 있다. 인지도를 쌓아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를 잡은 뒤에는 수제화 문화를 알릴 수 있는 도서관, 박물관 등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