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정부는 코로나19 이후 위기극복과 글로벌 경제 선도를 위한 국가발전전략으로 한국판 뉴딜 전략을 내놓았다. 그 중심축의 하나가 디지털 뉴딜이다. 국가적 디지털 전환 인프라를 구축해 혁신성장 토대를 마련하고 데이터 뉴딜 추진과 디지털 역량 강화로 일자리 창출, 디지털 포용을 동시에 실현한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었다. 특히 우리나라가 강점으로 지닌 ICT 역량을 바탕으로 코로나19로 촉발된 온라인 소비와 원격 근무 등 비대면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이를 기반으로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목표를 가졌다. 1년이 지난 지금 디지털 뉴딜 정책의 성과가 얼마나 달성됐는지 살펴본다.[편집자주]
정부가 6개년 계획으로 추진 중인 디지털 뉴딜은 크게 통신망, 빅데이터, 기존 사회간접자본(SOC)의 디지털화 등 ‘기반’ 구축 사업과 이를 바탕으로 한 플랫폼, 교육, 의료 등 일상과 산업에 도움이 될 신기술인 ‘알맹이’를 만드는 사업 두 가지다.
후자인 신기술 개발 지원을 위해 1년 전 정부는 ▲교육 인프라의 디지털 전환 ▲비대면 산업 육성 등 두 개의 과제를 중점 추진해 왔다. 특히 비대면 산업 육성 과제는 의료, 소상공인, 중소벤처 등 분야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두 과제는 최근 발표된 디지털뉴딜 2.0에서 하나로 병합됐다. 교육 분야 비대면 전환 분야에서 일부 조기 성과를 거뒀고, 지속 수행해야 할 온라인 교육 콘텐츠와 플랫폼 개발은 기존 비대면 산업 육성 과제 내에서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의 비대면화 : 전국 학교 WIFI 완비… '우수 온라인 강좌'는 지속 발굴
지난 1년간 교육 비대면화를 위해 필수적인 인프라인 와이파이는 전국 초·중·고교 교실 38만실에 구축돼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 학생들은 코로나19가 종식된 후 학교로 돌아가 학교 어디에서든 끊김 없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원격 수업이 이어지는 현재 상황에서 온라인 우수 강좌는 지속 발굴할 계획이다. 2025년까지 2천여개 개설하는 것을 목표로 현재까지 1천55강좌가 운영 중이다.
그사이 민간에서는 원격 수업을 위한 원스톱 플랫폼이 탄생했다. 지난해 급작스레 원격개학에 돌입한 학교들은 EBS 온라인클래스, 화상회의 서비스, 메신저, 모바일 알림장 등을 조합해 수업을 해나갈 수밖에 없었다. 원스톱 플랫폼으로 구글의 클래스룸이 대표적이다.
최근엔 국내 기업인 KT에서 토종 원스톱 온라인 교육 서비스를 만들면서 하나의 성과를 거뒀다. 실시간 화상 수업을 진행하거나 수업 교재 제작과 관리, 출결 관리, 과제 제출 등 학사관리 등을 ‘KT 에듀’에서 모두 처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 1학기부터 전국 학교를 대상으로 상용화가 이뤄지는 중이다. 글자를 음성으로 변환해 읽어주는 TTS 기반 교재 제작, 안면인식 기반 출결 등 최신 기술도 적용됐다.
스마트 병원 : 누적 10개 컨소 선발…방역·체온측정 로봇 도입
스마트병원 분야에서는 의료 업무 공백을 매꾸고, 보다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모델들이 발굴됐다.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스마트병원 구축 사업으로 지난해 선도모델로서 5개 컨소시엄이 선발됐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의료진의 번아웃, 병원 폐쇄로 인한 진료 공백을 극복하고자 원격 중환자실, 스마트 감염관리, 병원 내 자원관리 등 3개 분야에서 성과가 도출됐다.
대표적으로 용인세브란스 병원에 구축된 SK텔레콤의 ‘키미’는 안내로봇과 방역로봇의 역할을 모두 수행한다. AI 기술로 사람의 얼굴을 식별해 내원객의 체온 측정 및 마스크 착용 여부 검사를 수행한다. 또한 내원객들의 밀집도 분석을 통해 일정 수 이상의 사람이 모여 있을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음성 안내를 실시한다.
또한 SK텔레콤은 가톨릭중앙의료원과 협력해 양질의 의료 빅데이터를 제공받아 이를 분석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의 메타러너 등 AI 역량을 바탕으로 전문 의료인의 진단 업무를 효율화 할 수 있다. CCTV 영상을 분석해 비정상적인 상황을 알려주는 영상 보안 기술도 보유했다.
올해는 ‘환자 체감형’ 분야에서 최종 5개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환자 체감형 스마트병원으로는 고령 환자의 병원 생활 안전관리, 스마트 특수병동, 지능형 워크플로우 등을 실험할 병원들이다. 강원대병원, 아주대병원, 국립암센터, 한림대성심병원, 삼성서울병원 등이 선정됐다. 정부는 2025년까지 스마트병원 분야를 18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에 대비해 병원과 연계해 안전한 여행을 돕는 서비스도 출시됐다 KT는 출국 전 지정된 병원에서 코로나19 음성 결과를 부여 받게 되면 자동으로 앱으로 검사결과를 연동해 알려주는 '디지털 헬스패스'를 개발했다. 출국 시 공항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스마트 상점 : 4천→2만5천개 급증…배달시대에 맞는 요식업 서비스 출시
스마트상점은 지난해 4천여개에서 올해 누적 2만5천개로 급증했다. 2025년까지 6만개를 달성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최근 배달의민족, 더본코리아 등과 제휴해 요식업 특화 스마트솔루션 패키지인 '우리가게패키지'를 상용화했다. 맞춤형 통신 상품과 사업 운영을 지원하는 솔루션을 통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배달앱이 활성화 되면서 요식업 점주는 기본적인 요리, 매장 관리 외에도 리뷰, 위생관리 등 업무까지 가중됐다. 이에 LG유플러스의 패키지를 이용하면 5배 줌 확대가 가능한 CCTV 서비스로 식당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할 수 있다. 식당 내 인터넷 서비스가 갑자기 중단되더라도 오프라인에서 이어서 결제질 수 있는 서비스도 탑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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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중소벤처기업의 비대면화를 위해 지원됐던 비대면 바우처 관련 기업은 8만개에서 올해 누적 12만7천개로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그중 94%에 해당하는 비ICT 기업 12만곳은 디지털 활용이 본격화 됐다. 공장 8천여개, 소상공인 점포 4천여개 등이 스마트화되면서 생산성이 향상되는 등 디지털 전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 코딩 교육을 제공하는 에듀테크 기업 코드잇은 중소벤처기업부의 '비대면 서비스 바우처' 사업에 참여했다. 코드잇은 직무 교육의 기회가 적은 중소기업 1천200개 이상의 디지털 전환 역량 강화에 기여했다. 전년대비 올해는 매출액이 10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지난 6월부터 영어권에도 서비스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