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땀으로 전력 생성…기상천외 충전기술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연구팀 개발…"밴드 붙이고 자면 밤새 충전"

과학입력 :2021/07/14 09:28    수정: 2021/07/14 09:42

손가락에서 나오는 땀으로 전력을 생성하는 장치가 개발됐다고 씨넷 등 주요 외신들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기술은 유연하고 얇은 반창고처럼 생긴 끈으로 손가락 끝을 감싸고 있으면 사람 땀에서 발견되는 화학물질을 소량의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게 된다. 사람의 손가락은 지속적으로 땀을 만들기 때문에 근육을 움직이지 않고도 전자기기를 작동시킬 수 있다.

유연하고 얇은 끈이 손가락 끝을 감싸 땀을 모아 전력을 생산한다. (사진=미 캘리포니아대학 샌디아고 캠퍼스)

이번 연구결과는 13일 국제학술지 줄(Joule)에 발표됐다. 줄은 세계적인 학술지 셀(Cell)의 자매지다. 

논문 공동 저자인 조셉 왕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샌디에이고 캠퍼스 나노엔지니어링 교수는 “이 기술은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고 있든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손 끝의 땀을 이용해 사용자의 노력 없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1천 개 이상의 땀샘으로 가득 찬 손가락 끝은 대부분의 다른 신체 부위보다 약 100~1,000배 더 많은 땀을 생성할 수 있다. 하지만, 손 끝의 땀은 일반적으로 나오자마자 증발해 버리기 때문에 우리가 얼마나 땀을 흘리는지 알아차리기 어려울 수 있다. 새롭게 개발된 장치는 땀이 손 끝에서 증발해 버리기 전에 이를 수집해야 한다.

이 장치는 흡수성이 높은 밴드 형태로 제작돼 탄소 고무 전극의 충전재가 땀을 흡수하고 에너지로 변환하게 된다. 또, 전극에는 사람 땀에 있는 젖산과 산소 분자 사이의 화학 반응을 일으켜 전기를 생성하는 효소가 있으며, 전극 아래에는 압력에 의해 눌렀을 때 더 많은 에너지를 생성하는 압전재료가 탑재돼 있다. 전기 에너지는 착용자가 땀을 흘리거나 손가락이 눌릴 때 작은 축전기에 저장된다.

피실험자가 손가락 끝에 장치를 고정하고 10시간 동안 잤을 때 400밀리줄의 에너지를 수집했으며 이는 전자 손목시계에 24시간 분량의 전력을 제공하기에 충분한 양이다. 연구진들은 추가 손가락 끝에 장치를 묶는 것이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생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개 자체 구동 웨어러블 시스템은 상당한 에너지 입력이 필요하지만, 이 장치는 착용자의 물리적 입력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일상인이 웨어러블을 보다 실용적이고 편리하며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드는 단계"라고 논문 공동 저자인 루인(Lu Yin) 박사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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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된 기술이 사용자의 큰 노력 없이도 쉽게 전력을 생산할 수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손목시계와 같은 밀리와트(mW) 범위의 저전력 전자 장치에만 전력을 공급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과 같은 고전력 전자 장치에 지속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데는 아직 적합하지 않다고 연구진들은 설명했다.

또 "우리의 목표는 이를 실용적인 장치로 만드는 것"며, "우리는 이것이 단지 소량의 에너지를 생성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우리는 실제로 이 기술을 센서 및 디스플레이와 같은 유용한 전자 장치에 전원을 공급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