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엘지마그나'...LG 전장사업 성장궤도 진입

초대 CEO에 정원석 대표 선임…애플카 OEM 가능성 열어놔

홈&모바일입력 :2021/07/01 18:02    수정: 2021/07/01 18:31

LG전자와 캐나다 마그나인터내셔널의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인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LG Magna e-Powertrain)'이 1일 공식 출범했다.

LG전자가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자동차 전장 사업이 이번 엘지마그나 출범으로 본궤도에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전자는 VS사업본부 내 그린사업 부문 일부를 물적분할하고, 분할신설회사의 명칭을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으로 정했다.

LG전자는 마그나와 손을 잡고 향후 출시될 전기차에 탑재될 모터, 배터리 개발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LG전자)

LG전자는 물적분할을 통해 엘지마그나의 지분 100%를 갖게 됐다. 이어 마그나는 분할신설회사의 지분 49%를 인수한다. 마그나 지분 인수대금은 4억5300만달러(약 5016억원)다.

지분 비율에 따라 5명의 경영진 중 3명은 LG전자 측이, 2명은 마그나 측이 선임한다. 관심을 모았던 초대 최고경영자(CEO)로는 LG전자 VS사업본부 그린사업담당 정원석 상무가 선임됐다.

정원석 엘지마그나 초대 대표이사(사진=LG전자)

정원석 대표는 1993년 대우자동차에 입사해 자동차 산업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은 후 2001년 LG CNS에 입사해 영업, 전략, 기획 관련 역량을 키웠다. 이후 ㈜LG 시너지팀 등을 거치며 그룹 내 전장사업의 시너지를 높였다. 2018년 말 LG전자로 옮겨 VS사업본부의 경영전략담당, 2019년 말 VS그린사업담당을 맡으며 전기차 파워트레인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요 경영진은 향후 열릴 합작법인의 이사회에서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LG전자가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 마그나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기로 했다. 

LG전자 전장사업본부 내 그린사업부 인력 1천여명은 LG마그나 소속으로 이동한다. 기존 MC사업본부 인력 일부도 LG마그나 소속으로 재배치된다.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의 본사 소재지는 대한민국 인천이다. 이 회사의 자회사로는 최근 LG전자가 미국 미시간주와 중국 난징에 각각 설립한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 난징법인(LG Magna Nanjing e-Powertrain Vehicle Components Co., Ltd.)과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 미국법인(LG Magna e-Powertrain USA Inc.)이 있다. 

LG전자 측은 "엘지마그나는 2025년까지 50% 이상 시장대비 높은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엘지마그나가 출범하지만 자동차 부품 특성상 매출 시너지는 2024년 이후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합작사 예상 매출액은 내후년인 2023년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관측된다.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마그나의 주요 고객사는 GM, BMW,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 다임러, 폭스바겐, 혼다 등이다. 현재 BMW 5시리즈 등을 제작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은 전 세계 전기차 생산규모가 지난해부터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35%씩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주요 부품 가운데 하나인 인버터 세계 시장 규모는 올해 71억7천400만달러(약 8조 1천281억)에서 2025년 182억700만달러(20조 6천285억)로, 모터는 올해 80억5천300만달러(9조1천240억원)에서 2025년 204억달러(약 23조)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마그나 시스템부품에 LG전자의 모터와 인버터를 우선적으로 공급하게 됨에 따라, 유럽, 중국 등으로 고객사 다변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글로벌 전기차부품 시장 성장률(35%)를 상회하는 성장세를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주민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번 협업은 단기적으로 전기차 파워트레인에 국한되나, 중장기적으로는 LG화학(배터리), LG이노텍(카메라, V2X모듈, 3D센싱모듈, 일반모터) 등 LG그룹 전반으로 협력 범위가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애플카 렌더링 이미지 (사진=iDropNews, Erick Martinez)

‘애플카’ 위탁생산(OEM) 가능성도 제기된다. 애플은 2024년쯤 자율주행 전기차(애플카) 출시를 목표로 한다.

스와미 코타기리 마그나 CEO는 최근 자동차 애널리스트 행사에서 “마그나는 애플을 위한 차량을 제작할 준비가 돼 있고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라며 “계약에 따라 투자가 보장된다면 북미에 제조공장을 증설할 의향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엘지마그나(파워트레인) 설립으로 LG전자는 VS사업본부(인포테인먼트 중심)와 지난 2018년 인수한 오스트리아 기업 ZKW(램프) 등 3개 축으로 나눠 추진 중인 미래차 부품 사업 밑그림도 완성하게 됐다.

LG전자 측은 "전장사업 지향점은 글로벌 톱티어 수준의 자동차 부품업체로의 성장"이라며 "인포테인먼트 부문은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 강화, 차량용 램프는 2018년 인수한 ZKW의 핵심 고객 대상으로 사업을 공고히 하는 한편 보급형 브랜드 진입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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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기준 LG전자 전장부품 수주잔고는 60조원으로 추정되며, 이번 마그나 합작사 설립 후 수주 잔고의 증가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스마트폰 사업 철수로 전장부품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커질 예정이다.

노경탁 연구원은 “마그나 JV의 수주 확대 및 전장부품 수요 증가로 VS사업부 매출액은 2021년 7조1천억원, 2022년 9조원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며 “올해 하반기 흑자전환에 따른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재평가)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