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사이버공격 이슈에 대해 논의했다. 최근 미국에서 발생한 사이버공격 배후가 러시아 소재 해커로 지목되는 상황에서, 관련 조치를 요구하는 미국에 러시아 측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BBC, 폴리티코 등 외신에 따르면 양국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랜섬웨어 이슈를 논의한 뒤 사이버안보 관련 협의를 발전시키기로 했다. 그러나 랜섬웨어 공격 피해 책임에 대해선 입장 차를 보였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최대 송유관 업체인 콜로니얼 파이프라인, 정육업체 JBS USA 등이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해커 협박으로 금전을 지불하고, 오프라인 시설 운영이 중단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이후 유가와 육류 가격이 인상되는 등 해킹에 따른 여파도 크게 나타났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회담을 앞두고 러시아 측에 사이버범죄자 상호 인도를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크사이드, 아바돈, 레빌 등 랜섬웨어 공격을 활발히 수행하는 해커들이 러시아와 연관돼 있다는 보안업계 분석에 따른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향후 사이버공격 대상에서 제외돼야 할 16개 인프라 목록을 제공했다. 여기에는 통신, 의료, 식품, 에너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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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이날 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에 수행된 사이버공격에 대해 "러시아 당국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또한 대부분의 사이버공격은 미국에서 기인하고, 이런 공격에 대해 정보를 얻고자 하는 러시아의 시도는 무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에 사이버공격 관련 요청 45건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러시아도 정기적으로 랜섬웨어 공격을 받고 있다"는 주장도 폈다. 일례로 러시아 헬스케어 서비스가 랜섬웨어 공격을 받은 사실을 언급하고 이 공격의 배후가 미국 해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