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카드 고가행진 멈췄다..'"이젠 내리막 뿐?"

국내 조립PC 시장에서 거침없이 '우상향'을 지속하던 그래픽카드 가격이 이달 초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엔비디아가 암호화폐 채굴 제한 기능을 탑재한 지포스 RTX 3080 Ti / 3070 Ti를 국내 공급한 결과다.

채굴 수요와 품귀 현상으로 한 때 가격이 300만원 가까이 치솟았던 지포스 RTX 3080 탑재 그래픽카드 시세는 30% 가까이 하락했다. 지포스 RTX 3070 탑재 그래픽카드 시세도 120만원 대로 내려앉았다.

한편 틈새 수요를 노리고 지포스 GTX 1660 등 구형 그래픽카드를 비싼 값에 대량으로 들여왔던 일부 수입사들은 재고 처리에 고민중이다.

■ 지포스 RTX 30 시리즈 그래픽카드 가격 하락세 뚜렷

16일 다나와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판매되는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 시리즈 탑재 그래픽카드 평균 판매 가격은 RTX 3090 탑재 제품을 제외하고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RTX 3080 탑재 제품은 5월 3주 282만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후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주(6월 2주) 평균 가격은 201만원으로 80만원 이상 하락했다.

RTX 3070 탑재 제품도 5월 4주 204만원을 기록했지만 지난 주 평균 가격은 127만원으로 80만원 가량 떨어졌다. 다만 최상위 제품인 RTX 3090 탑재 그래픽카드는 4월 초 이후 현재까지 300만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 RTX 3080 Ti / 3070 Ti 공급 이후 가격 하락

이런 그래픽카드 가격 하락은 이달 초부터 국내 공급되는 지포스 RTX 3080 Ti / 3070 Ti와도 무관하지 않다.

이들 그래픽카드는 드라이버와 펌웨어 차원에서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채굴이 감지될 경우 연산 성능을 절반으로 떨어뜨리는 LHR(로우 해시레이트) 버전이다.

RTX 3070 Ti 탑재 그래픽카드는 현재 110만원 전후에, RTX 3080 Ti 탑재 그래픽카드는 현재 220만원 전후에 거래된다. 상대적으로 성능이 떨어지는 RTX 3070/3080 그래픽카드는 가격 하락 압박을 강하게 받을 수밖에 없다.

익명을 요구한 한 수입사 관계자는 "일부 소매 업체가 그동안 자체적으로 확보했던 RTX 3070/3080 그래픽카드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가격은 내리고 물량은 많아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게임이 주목적인 일반 소비자들은 RTX 3080 Ti / 3070 Ti 탑재 그래픽카드로, 채굴 성능을 여전히 따지는 소비자들은 RTX 3080이나 RTX 3090 탑재 그래픽카드를 찾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구형 그래픽카드 들여왔던 업체들 '전전긍긍'

그래픽카드 가격 하락은 일부 그래픽카드 유통사에도 고민거리다.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 시리즈 그래픽카드 품귀에 따라 틈새시장을 노리고 들여왔던 지포스 GTX 1660 계열 그래픽카드가 '뜨거운 감자'가 된 것이다.

이들 그래픽카드는 지난 해 10월만 해도 30만원 미만에 거래되었지만 3월 말-4월 초에 걸쳐 가격이 50만원 가량으로 폭등했다. 일부 수입사들은 '원가에 팔아도 손해보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 아래 개당 50만원 전후에 이들 그래픽카드를 들여왔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