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서야 웹툰 유료 결제 시장이 만들어졌는데…구글이 인앱결제 정책을 강제하게 되면 사실상 최소한으로 측정됐던 콘텐츠 비용이 오를 수 있다.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지게 될 수 있어 우려된다."
구글이 10월부터 인앱결제 강제 정책을 시행할 예정인 가운데, 이같은 정책이 웹툰 등 창작 생태계를 위축시키고, 소비자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당장, 정부와 국회가 이렇다 할만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는 이상 구글은 아무런 허들 없이 해당 정책을 실행하게 될 것이고, 그 후에는 어떤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이미 시행되고 있는 인앱결제 강제 행위는 막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인터넷기업협회는 15일 오전 '인앱결제 강제가 좌초되어야 하는 이유'라는 주제로 굿인터넷클럽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서범강 웹툰산업협회 회장과 정종채 법무법인 정박 변호사, 조영기 인기협 사무국장이 참석해 구글 인앱결제 강제 정책에 대한 우려와 해결책에 대해 가감 없이 토론했다.
먼저 이번 토론회에서는 인앱결제 강제가 콘텐츠 산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 심도있게 다뤄졌다. 서범강 웹툰산업협회 회장은 구글이 인앱결제를 강제하려는 행위 자체에서 큰 거부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정책이 아닌, 시장 경제 지배성으로 인앱결제를 강제하려고 한다는 주장이었다.
서 회장은 "웹툰은 그동안 무료로 제공되는 서비스로 치부돼 왔고, 유료로 전환했을 때 거부감이 있었지만, 적당한 가격을 책정해 이제서야 유료 시장이 만들어졌다"며 "구글이 강제적으로 수수료를 인상해버리면, 이에 맞춰 콘텐츠 가격도 상승될 수 있고, 이는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이 이용 자체를 거부해버린다면 콘텐츠 산업 자체가 커가는 데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영기 사무국장 또한 이같은 구글의 정책이 국내 젊은 콘텐츠 창작자의 노력과 성과, 희망을 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글과 애플은 안전한 결제 수단을 인앱결제 강제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는 다양한 인증수단과 결제수단이 나오고 있는 핀테크 시대에 맞지 않은 주장이라고도 했다.
그는 "정부는 콘텐츠 산업 지원을 통해 중소 콘텐츠 사업자들을 중견기업까지 올리려 하고 있는데 이 같은 수수료를 제하고 나면 사실 개발자의 이익은 얼마 안 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풀뿌리에서 산업의 형태를 갖춰가고 있는 단계인데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채 변호사는 현재 통과되지 않고 있는 인앱결제 강제 방지 법안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10월 구글이 인앱결제 강제 정책을 시행한 후에는 인앱결제 강제 방지 법안이 통과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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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정책이 시행되고 난 후 법안을 통과시키려 해도, 정책이 시행된 후의 결과를 보고 해당 정책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부작용은 있는지 따져보고 나서 법안 통과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변호사는 "일각에서는 통상마찰을 걱정하기도 하는데, 구글 인앱결제 강제 정책을 금지하는 법안은 여기에 해당되지도 않고, 전혀 근거가 없는 얘기"라며 "외국 기업이라 불이익을 주는 것이 아닌, 독점적 사업자의 금지 행위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