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방면으로 흩어진 개인정보를 모아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본인 신용정보 관리업(마이데이터)' 시장이 개화하면서 이런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사이버보안 업계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정보 주체 의사에 따라 각종 개인정보들이 유통되는 만큼, 사이버보안 역량이 필수로 요구된다. 이런 역량을 갖추기 위해, 사업자들의 보안 수요가 늘고 있다. 보안 역량이 우수하다는 점을 살려 마이데이터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보안업체들도 등장 중이다.
1일 사이버보안 업계에 따르면 이처럼 마이데이터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보안업체들이 나타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법적 규제에 따른 보안 컨설팅 수요 증가다. 신용정보법 상 마이데이터 본 허가 획득 사업자는 연 1회 이상 마이데이터 서비스 시스템 전체에 대한 보안 취약점 점검을 수행해야 하며, 올해는 서비스 출시 전 점검을 완료해야 한다. 취약점 점검은 응용프로그램, DB, 웹서버, 정보보호시스템, 네트워크 등 5대 분야 375개 항목으로 구성되며 평가전문기관 또는 자체 전담반을 통해 수행해야 한다.
취약점 점검을 위한 평가전문기관에는 정보통신기반보호법에 따른 금융 분야 정보 공유·분석센터, 침해사고대응기관 외 정보보호 전문 서비스 기업들이 포함돼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은행권과 금융투자·상호금융·저축은행, 핀테크 업계 총 28곳에 대해 마이데이터 본 허가를 내준 바 있다. 향후 발표될 2차 사업자까지 고려하면 보안 취약점 점검을 위한 컨설팅 시장이 지속 확대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평가전문기관 중 하나인 보안업체 관계자는 "마이데이터는 특히 구체적 사업 계획이 없이도 일단 사업자 신청을 하는 기업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2차 예비허가 사업자도 곧 지정될텐데, 이 사업자들이 지정되면 보안 컨설팅 수요가 더 늘어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평가전문기관인 다른 보안업체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보안 취약점 진단 서비스 관련 문의가 현재 꾸준히 들어오는 상황"이라며 "지금은 사업자들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준비하는 단계라, 서비스가 완성되는 6~7월에 본격적으로 보안 취약점 진단 서비스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답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보안 기술을 제공하는 업체들도 존재한다.
지란지교시큐리티는 과기정통부의 비대면 비즈니스 디지털혁신 기술개발과제 중 '뇌인지-행동 데이터 기반 비대면 정신건강문제 실시간 인터랙티브 셀프 모니터링 HW/SW 플랫폼 기술개발' 과제에 참여하고 있다.
해당 과제는 모바일, PC, 웨어러블 등 각종 사용자 기기에서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행동 데이터로 정서 및 뇌인지 행동 특성을 도출해 비대면으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스마트폰 센서 데이터 수집 기술을 지란지교시큐리티가 개발하고, 자회사인 모비젠이 수집된 데이터를 빅데이터 활용 목적으로 분류한다. 세브란스에서 사용자의 이런 데이터를 토대로 뇌인지행동특성과 정서 행동 등을 읽어내게 된다.
해당 사업에 대해 지란지교시큐리티 관계자는 "모바일 기기 관리 솔루션 '모바일키퍼'에서 검증된 모바일 에이전트 기술을 활용해 모바일 기기 행동 센서 데이터를 수집 및 제공하고, 데이터의 개인정보 보호 조치 및 실시간 모니터링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마크애니는 '강릉시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에 참여, 강릉 시민들에 제공될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일환으로 구축되는 분산ID(DID) 지갑 서비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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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이터 사업에 참여하는 배경에 대해 "솔루션회사에서 서비스회사로, 보안회사에서 IT회사로 변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좋은 서비스 사업을 위해 데이터 분석, 활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판단해 블록체인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을 축적해왔고 기술적 기반이 어느정도 다져졌다고 판단해 마이데이터 사업에 도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마크애니의 경우 마이데이터 사업자 신청도 고려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자도 도전하려 한다"며 "이를 위해 다양한 요건들이 구비돼야 하는데 현재 이 중 하나인 공인전자문서보관소(공전소)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