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대체 결제(alternative payment)' 관련 사업 담당자를 채용하면서, 자격 요건에 암호화폐 관련 경험을 포함시켰다. 애플은 그동안 암호화폐 산업과 거리를 유지해 왔는데, 이번 채용이 입장 변화의 신호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26일(현지시간) CNBC 등 주요 외신은 애플이 채용 페이지를 통해 '대체지급 관련 비즈니스개발 매니저' 구인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채용 공고에 따르면 구인 중인 담당자는 잠재적인 파트너에 대한 심사·거래 협상·서명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또, 애플의 월렛, 결제 및 커머스팀을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과 기능 출시도 책임지고, 애플 페이팀과도 함께 일하게 된다.
애플은 관례적으로 이번 채용 공고에도 해당 포지션이 맡게 될 구체적인 제품에 대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지원자가 갖춰야 할 주요 자격 요건으로 '대체 결제 제공업체'에서 5년 이상 근무 경력을 제시했는데, 경력을 인정해 주는 분야의 예시로 디지털월렛, BNPL(buy now pay later.지금사고나중에지불), 신속 결제와 함께 암호화폐를 들었다.
이번 채용 공고에 암호화폐 경력자를 우대한다는 내용이 포함되면서, 지금까지 암호화폐에 철벽을 쳐 온 애플이 자세를 바꿀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플 경영진들은 암호화폐에 대해 거리를 두는 발언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2019년 애플 페이 임원은 "애플은 암호화폐 기술에서 장기적인 잠재력 보았지만 거기에 초점을 맞추진 않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 다음해 페이스북의 자체 암호화폐 발행이 화제가 되면서 애플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자, 팀 쿡 CEO는 "애플은 자체 암호화폐 발행에 관심 없다"고 일축하기도 했다.
CNBC는 현재 애플이 암호화폐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다만, 올해 초 테슬라가 비트코인에 투자했다는 소식이 나오자, 일부 전문가들은 애플도 암호화폐를 사고팔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번 채공 공고로 애플이 결제 분야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한다는 점은 더 분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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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2012년부터 '월렛'이라는 명칭으로 아이폰에 디지털월렛 앱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디지털 항공권을 담는 기능으로 시작했지만, 이후 애플페이, P2P결제, 애플카드 및 로열티 프로그램 등 기능을 추가하며 다양한 결제 서비스를 지원하는 데 더 집중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NFC칩이 탑재된 기기를 결제 단말기로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을 가진 '모비웨이브'를 인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