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암호화폐를 이용한 탈세 방지에 본격 나섰다. 1만 달러 이상 거래할 경우 반드시 국세청에 신고하도록 했다.
이에 앞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암호화폐 거래소 규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미국 주요 금융 규제기관들이 암호화폐 거래에 대한 규제에 본격 나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CNBC를 비롯한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20일(현지시간) 1만 달러 이상 암호화폐 거래를 할 경우엔 국세청에 의무 신고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재무부는 “암호화폐가 탈세를 비롯한 불법 행위에 활용되는 사례들이 광범위하게 포착되고 있다”면서 “국세청에 암호화 자산의 성장을 살펴볼 추가 자산을 포함시킨 건 그 때문이다”설명했다.
탈세 방지 조치 일환…암호화폐 규제 신호탄 분석도
재무부는 또 새로운 금융회계 보고 체제에선 암호화폐 거래 및 지불 서비스도 살펴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시장 가치 1만 달러를 웃도는 암호자산을 주고 받을 경우엔 현금 거래처럼 보고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재무부의 이 같은 발표가 나온 직후 비트코인 가격은 상승 흐름이 꺾였다.
CNBC에 따르면 이날 9% 이상 상승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재무부 발표 이후 조금 떨어지면서 상승률이 1.6%로 줄어들었다.
재무부의 이번 조치는 단호한 탈세금지 조치의 일환으로 나왔다.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실제로 납부된 세금은 추산 세액에 비해 6천 억 달러 가량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치는 미국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에 대해 강력한 규제를 가하는 신호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CNBC는 분석했다.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를 이끌고 있는 개리 갠슬러 위원장은 대표적인 암호화폐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이달 초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의회가 암호화폐 거래소 규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래야만 투자자를 보호하고 시세 조작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CNBC에 따르면 금융서비스업체 레이먼드 제임스의 에드 밀스 애널리스트는 “(갠슬러 위원장의 발언은) 암호화폐와 거래에 대한 규제 리스크 관련 논쟁을 재점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는 이런 규제 조치들이 단기적으로는 위기 요인이 될 수도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암호자산에 더 큰 정당성을 부여해주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공화 양당도 올해 최우선 과제로 암호화폐 규제 꼽아
재무부나 SEC가 직접 개입할 경우 궁극적으로는 암호화폐 투자자들에겐 혜택이 될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단기적으론 이런 규제들이 비트코인, 도지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투자자들을 성가시게 만들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CNBC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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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도 암호화폐 문제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민주, 공화 양당 모두 암호화폐 규제를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꼽고 있다.
특히 최근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거래 가격이 치솟으면서 시장 조작 우려가 커짐에 따라 이런 움직임에 더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