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차기 스마트워치에 그동안 사용해오던 자사 독자 플랫폼인 '타이젠 운영체제(OS)'를 버리고 구글과 통합 OS를 새로 만들어 적용합니다.
통합 OS 명칭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삼성전자는 자사 가전 제품에는 여전히 타이젠OS를 사용한다고 밝혔습니다.
■ 삼성이 타이젠OS를 안 쓴다고?
네, 스마트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에서는요. 단, 냉장고 도어 디스플레이 등 자사 가전제품에 쓰이는 OS는 계속 타이젠OS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이번 구글과 삼성전자의 통합 OS 개발 소식은 지난 19일 구글 연례 개발자 행사인 '구글 I/O 2021'에서 발표됐어요. 구글은 이날 자사의 '웨어 OS'와 삼성전자의 '타이젠 OS'를 통합한 플랫폼을 만든다고 발표했죠.
이날 새벽 삼성전자도 자사 뉴스룸 기고문을 통해 구글과 통합된 스마트워치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했다고 밝혔어요.
취재 결과, 삼성전자는 차기 스마트워치에는 타이젠OS가 아닌 구글과 협업해 만든 새로운 통합 OS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삼성전자의 차기 스마트워치가 될 '갤럭시워치4(가칭)'에서 첫 통합 OS를 만나볼 수 있겠죠.
■ 타이젠+웨어 OS, 통합하면 뭐가 좋은데?
삼성전자와 구글은 통합된 새로운 OS를 통해 ▲배터리 수명 등 성능이 향상되고 ▲앱 개발자들에게 더 확장된 생태계를 열어줄 수 있으며 ▲안드로이드 OS 기기와의 매끄러운 연결성 제공을 장점으로 꼽았어요.
구글에 따르면 새로 통합된 OS는 최대 30% 앱 성능이 더 빨라진다고 해요. 전력 소모가 적은 코어를 활용해 심박수 감지 등의 기능을 낮에 실행해도 하루 자고 난 다음 날에도 여전히 배터리가 남아 있게 된다고 해요. 사실 구글 웨어OS는 배터리 수명이 좋지 않았어요. 그런데 삼성전자와 협력하면서 배터리 수명을 늘릴 수 있게 된 거죠.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뭐가 좋은지 궁금하시겠죠. 먼저 삼성전자는 타이젠OS를 사용하는 앱이 너무 부족했어요. 콘텐츠의 부족은 갤럭시워치 생태계 확장에 걸림돌이 됐죠.
삼성 스마트워치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앱이 부족하다면, 굳이 소비자가 갤럭시워치를 사용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그러니 삼성전자는 구글과 협업해 좀 더 열린 통합 OS를 만들어 갤럭시워치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앱의 수를 늘리려는 겁니다. 구글 지도나 구글 페이 등 구글 앱 스토어에 있는 앱들도 이용할 수 있고요.
구글과의 통합OS를 스마트워치에 적용하면, 삼성전자는 자사 스마트폰에 구글 안드로이드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갤럭시 스마트폰과 갤럭시워치 간에 일관된 사용자 인터페이스(UI)·사용자 경험(UX)을 제공해줄 수도 있겠죠. 마치 애플처럼요.
■ 그럼 기존 타이젠 OS를 적용한 갤럭시워치는 어떻게 되나?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윤장현 S/W 플랫폼 팀장(부사장)은 구글의 발표가 있던 19일 자사 뉴스룸 기고문 '스마트 워치 혁신의 새 시대'를 통해서 "기존 타이젠 OS 기반의 갤럭시 스마트워치 사용자에게는 제품 출시 후 최소 3년의 소프트웨어 지원을 제공한다"고 밝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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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워치3'의 경우, 최소 2023년까지 소프트웨어 지원을 제공하는 셈이죠.
윤 부사장은 구글과 통합 플랫폼을 만들게 된 이유도 설명했는데요. 아래 그 내용을 일부 발췌해 짧게 소개합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워치와 스마트폰 사이 더욱더 매끄러운 연결 경험을 위해 오랜 시간 노력해왔다. 새로운 플랫폼은 이 목표를 향한 다음 단계라고 할 수 있으며, 플랫폼에 힘입어 앞으로 스마트워치와 스마트폰 간 연결 경험은 더욱 쉽고 부드러워질 것이다.
단일화된 새 스마트워치 플랫폼은 개발자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의 세계를 열어줄 것이다. 더 많은 개발자와 파트너들이 확장된 생태계 속에서 스마트워치 경험을 발전시키고, 혁신 경험을 재정립하기 위해 각자의 전문성을 발휘해 삼성전자와 협업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