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의 MS 이사 사임, 알고보니 불륜 때문

"자선사업 전념" 으로 포장…MS·재단 여직원에 수시로 부적절한 행동

인터넷입력 :2021/05/17 13:35    수정: 2021/05/17 13:43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빌 게이츠는 지난 해 마이크로소프트(MS) 이사직을 사임했다. 사퇴 이유에 대해선 “기후변화, 교육, 공중위생에 관한 자선사업에 전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빌 게이츠는 링크드인에 ‘내 시간 집중(Focusing my time)'이란 글을 올리면서 아름다운 퇴장을 강조했다.

게이츠의 이런 공언과 달리 지난 해 MS 이사직을 사임한 것은 20년 간 계속 이어온 한 여직원과의 불륜 때문이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빌 게이츠는 지난 해 3월 자산사업에 전념하기 위해 MS 이사직을 내려놓는다고 선언했다.

보도에 따르면 MS 이사회는 2019년 “빌 게이츠가 2000년 한 직원과 긴밀한 관계를 시작”한 사실을 포착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MS는 이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로펌을 고용했다.

결국 이듬해 빌 게이츠는 MS 이사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빌 게이츠 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빌 게이츠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브리짓 아놀드는 “그것은 거의 20년 전 호의적으로 마무리된 사건이었다”면서 “빌 게이츠가 MS 이사를 사임한 것은 그 사건과는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 자산관리인 성추문 얼버무리자 멜린다 게이츠 격분 

빌 게이츠와 멜린다 게이츠는 이달 초 “오랜 생각과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많은 노력 끝에 우리는 결혼 생활을 끝내기로 결정했다”고 밝혀 많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당시 이들은 “지난 27년 동안 우리는 3명의 놀라운 아이들을 함께 키웠으며, 재단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을 건강하고 생산적인 삶으로 이끌 수 있도록 해 주는 작업을 했다”면서 “그런 믿음과 임무는 계속 공유하면서 재단에서 함께 일을 계속 해나가겠지만, 부부로 더 이상 함께 하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선언했다.

세계적인 자선 사업가로 평온한 생활을 유지하는 듯 했던 갑작스럽게 이혼하자 그 이유를 놓고 많은 추측이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의 유력지들은 빌 게이츠의 여성 편력과 함께 젠더 문제에 대한 부적절한 관점 때문에 멜린다 게이츠가 이혼 결심을 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빌 게이츠 (사진=씨넷)

뉴욕타임스는 멜린다가 빌 게이츠와 이혼을 결심한 데는 외도 뿐 아니라 몇 가지 사건이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그 중 하나는 빌 게이츠가 자산 관리인 마이클 라슨이 연루된 ‘성적 학대’ 의혹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점이다. 마이클 라슨은 빌 게이츠의 자산을 수 십 배 불려준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라슨은 2018년 성 추문에 휘말렸다. 당시 멜린다 게이츠는 공개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빌 게이츠는 그 문제를 은밀하게 합의로 끝내도록 유도했다.

마이클 라슨은 여전히 빌 게이츠의 자산 관리인으로 일하고 있다. 이런 처사에 대해 멜린다 게이츠는 강한 불만을 가졌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 NYT "MS·재단 전현직 여성 6명에 노골적 추파" 

몇몇 언론들이 보도했던 제프리 앱스타인과의 친분 역시 멜린다 게이츠가 이혼을 결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제프리 앱스타인은 미성년자 성범죄로 뉴욕 맨해튼 메트로폴리스 교도소에서 복역하던 중 숨진 채 발견됐다.

빌 게이츠는 2011년 앱스타인과 처음 만났다. 그리고 3년 뒤 앱스타인은 미성년자 성추문으로 기소된 뒤 유죄 판결을 받았다.

멜린다 게이츠는 앱스타인과 친분을 유지하는 데 불편한 감정을 내비쳤지만 빌 게이츠는 이를 무시하고 계속 관계를 이어갔다.

결국 앱스타인 사망 직후인 2019년 10월 둘의 관계가 공개되자 멜린다 게이츠는 불쾌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 사건은 멜린다 게이츠가 이혼을 결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빌 게이츠와 멜린다 게이츠 부부 이혼소식을 전해주는 미국 씨넷 기사.

뉴욕타임스는 또 빌 게이츠는 1994년 멜린다와 결혼한 이후에도 오랫 동안 여러 여성들에게 추파를 던졌다고 보도했다.

2006년 MS 회장으로 재직하던 빌 게이츠는 한 여성 직원의 프로젠테이션에 참가한 뒤 곧바로 저녁 식사를 함께 하자는 이메일을 보냈다.

당시 빌 게이츠는 "만약 불편하다면, 없었던 일로 해달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해당 여성은 빌 게이츠의 제안을 불쾌하게 받아들이고 묵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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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2년 뒤 게이츠재단을 대표해 뉴욕으로 여행할 때도 동행했던 한 여성 직원에게 “당신을 만나길 원한다. 함께 식사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MS와 재단, 그리고 빌 게이츠 자산관리 회사 전현직 직원 6명이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보도했다. 또 빌 게이츠는 직장 내에서 수시로 여성들에게 ‘불편한’ 접근을 하는 것으로 유명했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