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주요 손해보험사 수익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할 명분이 사라졌다. 특히 비용 비중인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의 악화를 근거로 자동차 보험료를 올리려고 업계는 노력했지만, 합산비율은 하락해 당분간 보험료를 현 상태로 동결할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자동차 보험 판매 비중이 높은 주요 손해보험 3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의 2021년 1분기 당기순이익은 시장 예측치를 웃돌았다. 삼성화재의 1분기 당기순익은 4천315억원으로 2020년 1분기 1천640억원과 비교해 무려 163.1% 상승했다. DB손해보험의 올 1분기 실적은 1천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1천380억원과 비교해 37.7%, 현대해상의 1분기 당기순익은 1천280억원으로 전년 동기 900억원과 비교해 42.2% 증가했다.
당기순익 증가와 더불어 자동차 보험료 매출(원수보험료)도 늘었다. 매출이 증가할 경우 지급해야 하는 자동차 보험금과 가입을 위한 비용도 늘 수 있는데 이 비율은 줄어들었다. 업계에선 이 비율을 합산비율이라고 표현하는데 합산비율이 100% 이상이면 손해를, 100% 미만이면 이익이라고 본다. 이 비율이 DB손해보험을 제외하고 100% 미만으로 집계됐다.
즉, 매출은 늘어나고 비용은 줄어 자동차 보험료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의 명분이 사라진 것이다.
삼성화재의 올해 1분기 자동차 보험료 매출은 1조4천55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천80억원)과 비교해 3.9% 증가했다. DB손해보험의 자동차 보험료 매출은 2021년 1분기 1조390억원으로 전년 동기 9천380억원 대비 10.7%, 현대해상도 올 1분기 1조220억원으로 전년 동기 9천480억원 7.2% 증가했다.
합산비율은 3사 모두 하락했다. 삼성화재의 합산비율은 2020년 1분기 101.8%에서 2021년 1분기 94.8%로, DB손해보험은 104.8%에서 102.9%, 현대해상은 103.2%에서 96.5%로 떨어졌다.
여기에 최근 투자이익률도 높아져 오히려 주요 3사는 자동차 보험료서 적자보다는 수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이 발표한 1분기 자동차 보험료 매출, 합산비율, 투자수익률을 감안하면 삼성화재는 올해 1분기 1천367억7천만원 정도의 수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DB손해보험은 86억원여, 현대해상은 671억여원의 이익을 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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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손해보험업계선 합산비율의 하락과 투자수익률 반등이 지속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일정 부분의 자동차 보험료 인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그간 보험사 매출에 적자였던 자동차 보험부문이 이제서야 개선되는 것일뿐이라고 설명한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주요 손해보험사가 자동차 보험료를 올 초 인상하겠다는 조짐을 보이자 2020년 매출과 투자수익률 등의 지표를 공개하며 자동차 보험을 모니터링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