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진행 중인 애플과 에픽 게임즈 간의 반독점 소송에서 인앱결제 외에 다른 구매 방식을 소비자들에게 고지하지 못하도록 하는 앱스토어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 오클랜드 지원에서 속개된 애플과 에픽의 소송에선 ‘다른 결제 방식 홍보 제한 규정(anti-steering provisions)’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고 더버지를 비롯한 외신들이 보도했다.
앱스토어에선 앱 개발자들이 애플 생태계 외부에 다른 선택지가 있다는 사실을 홍보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개발자들은 외부 링크 같은 것들을 앱 내부에 삽입하지 못한다.
에픽 역시 포트나이트 게임 내에서 자사 웹 사이트에서 결제하면 수수료를 더 적게 뗀다는 사실을 공지했다고 퇴출당했다.
안드로이드에도 비슷한 조항이 있긴 하지만 애플처럼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지는 않다. 애플과 달리 구글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는 서드파티 앱장터도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픽 전문가 증인 심문과정서 집중 공방 벌여
이날 이 문제를 쟁점으로 끌어낸 것은 에픽 측 전문가 증인인 데이비드 에반스였다.
에반스는 인앱결제를 설명하면서 앱스토어 내 앱 개발자를 우버 운전자와 비교했다. 그는 고객이 운전자를 직접 고용하기를 원하자 차량 공유 회사가 앱을 통해서만 결제하도록 강요한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재판을 주관하고 있는 이본느 곤잘레스 로저스 판사가 질문을 던졌다.
보도에 따르면 로저스 판사는 “브라우저를 통해 (포트나이트 내 화폐인) V-벅스를 구입하는 것은 승객이 운전자에게 직접 지불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느냐”고 질문했다.
그러자 에반스는 “(애플 앱스토어 상황은) 택시 운전자가 승객들에게 자신들의 전화번호 같은 것들을 주지도 못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에픽은 iOS 앱 이용자들에게 ‘웹 사이트에 가면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정보를 줄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또 “에픽은 애플의 결제 처리 과정을 이용해야 할 뿐 아니라, 이용자들에게 대안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못하도록 하는 장벽까지 전부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 "애플, 1억2800만명 악성 앱 피해 묵살했다"2021.05.10
- "인앱 결제 강요는 부당" vs "중개거래 대가 정상 수단"2021.05.06
- 에픽의 미래와 애플의 현재, 누가 통할까2021.05.06
- 에픽 "애플 30% 수수료, 포트나이트 미래 위협"2021.05.05
에반스는 이날 증언을 통해 ‘다른 결제 방식 홍보 제한’을 하지 못하도록 하더라도 애플의 시장 지배력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럴 경우 별도 웹 사이트를 운영하는 구독 기반 앱들에겐 아주 득이 되겠지만, 소액결제에 의존하는 모바일 게임들에겐 큰 도움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앱스토어의 ‘다른 결제 방식 홍보 제한 규정(anti-steering provisions)’은 유럽연합(EU)이 애플에 대한 반독점 제재를 할 때도 중요한 근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