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가 내 이름 불러주니 한글 공부 재미있어지네

"안희정님, 오늘의 공부를 시작해볼까요?"

하이브가 만든 한글 교재에 포함된 모티펜 전원을 누르니 방탄소년단(BTS) 정국의 목소리가 기자의 이름을 부르고 공부 시작을 알린다.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목소리가 들리니 동기부여가 제대로 되는 느낌이다.

27일 하이브는 서울 용산 사옥에서 'Learn! KOREAN with TinyTAN(런 코리안 위드 타이니탄) 시연회를 열고 지난 26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초급 한국어 학습교재를 공개했다. 타이니탄은 BTS 캐릭터 이름이다.

하이브는 이미 런 코리안 위드 타이니탄의 전작이라고 할 수 있는 런 코리안 위드 BTS에서 한국어 교재의 성공 가능성을 봤다. 런 코리안 위드 BTS는 지난해 8월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전 세계 30여개 국가·지역에서 30만권이 판매됐으며, 영국 셰필드대와 미국 미들베리대, 프랑스 에덱비즈니스스쿨 등 7개국 9개 대학에서 한국어 강좌 정식 교재로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런 코리안 위드 타이니탄은 초급자를 위한 교재로 한글 자모음부터 글자의 구조와 받침, 발음 규칙 등을 익힐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하이브 에듀 최영남 대표는 "한글을 배우고 싶어 하는 BTS 팬들을 위해 지난해보다는 쉬운 버전으로 새로운 학습 콘텐츠를 출시하게 됐다"며 "자신이 응원하는 아티스트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기 원하는 글로벌 팬들이 효과적으로 언어를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라고 말했다.

이 교재는 한국어가 모국어가 아닌 '보라'라는 주인공이 등장해 매 챕터마다 해당 챕터를 왜 배우게 됐는지 다이어리 형식의 이야기를 통해 한글을 학습하도록 돼 있다. 모든 챕터 말미에는 한국 언어 문화와 관련된 내용들을 BTS의 사례를 들어 설명해 사용자가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ㅋㅋ'나 'ㅇㅇ' 등 자음으로 대화하는 방법이나 '용'을 붙여 귀엽게 말하는 방법 등이 그 예다.

특히 해당 패키지에는 교재 내 글씨나 이미지를 인식하는 '모티펜'이 포함돼 있어 한글 공부를 도와줄 뿐만 아니라, 교재 속에 숨어 있는 BTS 멤버들의 응원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최 대표 또한 이번 교재에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이 모티펜에서 경험할 수 있는 '오디오 개인화 서비스'라고 말했다. 교재에 포함된 쿠폰의 QR 코드를 통해 사용자의 이름과 자신을 응원해 줄 방탄소년단 멤버의 목소리를 지정할 수도 있는데,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기술(TTS)을 활용해 아티스트의 실제 음원이 아닌 텍스트-음성 변환 기술로 출력된 합성 음원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름은 한글로만 설정 가능하다. 때문에 회사 측은 해외 팬들이 자신의 이름이나 애칭을 포털이 제공하는 번역 기능을 사용해 한글로 바꿀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사용자가 이름을 입력하고 아티스트를 선택하면, 아티스트별로 사전 지정된 문구가 이름과 함께 조합돼 소리로 출력된다. 이름을 지정하는 과정에서는 금칙어 데이터베이스(DB)를 사전에 규정해 악용을 방지할 방침이다. 약 3개월 정도 관리자가 수동 검수하고 오용이나 악용 사례를 DB에도 누적한다는 계획이다.

출력 음원은 6개월 이상 충분한 인공지능(AI) 학습을 거친 결과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실제 음성에 가깝게 구현됐다. 이와 함께, 모티펜 기기의 버튼으로 음성 속도를 조절할 수 있어 사용자가 자신의 수준에 맞도록 맞춤형으로 학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