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VLSI 두 번째 특허소송 승리..3조원 배상 면해

오는 6월 세 번째 특허소송 예정.. 리스크는 여전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1/04/22 16:47    수정: 2021/04/22 17:01

(사진=인텔)
(사진=인텔)

인텔이 VLSI 테크놀로지와 3조원 대 배상금이 걸린 특허소송에서 최종 승리했다. 21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 주 서부지역법원 배심원들은 VLSI가 제기한 두 번째 특허 침해 소송에 대해 인텔의 손을 들어주었다.

VLSI 테크놀로지가 인텔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 소송은 총 3건이며 인텔은 이 중 20억 달러(약 2조원) 배상금이 걸린 첫 번째 소송에서는 패소했다. 그러나 30억 달러(약 3조원)에 달하는 배상금을 요구한 두 번째 소송에서 승리해 리스크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 VLSI "인텔 스피드스텝 기술, 특허 침해했다"

현재 출시되는 모든 데스크톱·노트북용 프로세서는 작동 상태에 따라 클록을 자동으로 조절해 전력 소모를 낮추고 배터리 지속시간을 연장하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인텔은 1999년 '스피드스텝'(SpeedStep)이라는 이름으로 이 기술을 상용화했다.

1999년 출시된 인텔 프로세서는 모두 전력 소모를 줄이는 '스피드스텝' 기술을 내장했다. (사진=인텔)

VLSI 테크놀로지는 인텔이 스피드스텝 기술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인텔에 총 세 건의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이 중 두 가지 특허는 과거 모토로라 자회사였던 프리스케일이 MP3 플레이어용으로 개발한 것이며, 이후 프리스케일이 NXP반도체에 인수되며 NXP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VLSI 테크놀로지는 2019년 이 두 가지 특허를 인수해 손에 넣었다.

■ 첫 번째 소송은 VLSI 승리..인텔 항소

3월 초 텍사스 서부지역법원 배심원들은 VLSI 테크놀로지가 인텔에 제기한 첫 번째 특허 소송(사건번호 6:21-cv-57)에서 VLSI 테크놀로지의 손을 들어주었다. VLSI가 특허 침해에 따른 배상금으로 인텔에 요구한 금액은 20억 달러(약 2조원)다.

한 분기 매출(200억 달러, 2020년 4분기 기준)의 10%나 되는 청구서를 받아 든 인텔은 이에 반발했다. 당시 인텔은 "즉각 항소할 것이며 특허 침해 무효 판결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인텔 측 법률 대리인 역시 "VLSI 테크놀로지가 10년간 쓰이지 않았던 특허 두 개로 막대한 금액을 요구하고 있으며 설령 특허를 침해했다 해도 배상액은 220만 달러(약 23억원)를 넘어설 수 없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 소송은 항소 단계에 들어섰다.

■ 두 번째 소송은 인텔 승리

그러나 지난 21일(미국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두번째 특허 소송(사건번호 6:21-cv-299)에서는 VLSI 테크놀로지가 패배했다. 첫 번째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다른 배심원들이 "인텔이 VLSI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평결한 것이다.

인텔은 "인텔의 첨단 프로세서가 MP3 플레이어용으로 개발된 특허를 침해했다는 VLSI측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은 배심원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또 "VLSI 테크놀로지는 소프트뱅크가 소유한 헤지펀드, 포트리스가 만든 빈껍데기 회사이며 인텔과 같은 회사에서 수십 억 달러를 짜내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고 비난했다.

■ 오는 6월 세 번째 특허 소송.."끝이지만 끝 아냐"

단 특허 침해를 둘러싸고 인텔과 VLSI가 벌이고 있는 법정 싸움이 아직 완전히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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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첫 번째 특허소송에 불복한 인텔이 항소를 진행중이며 VLSI 테크놀로지도 두 번째 특허소송 평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할 수 있다.

여기에 오는 6월에는 인텔이 또 다른 특허 3건을 침해했다며 VLSI 테크놀로지가 제기한 소송(사건번호 1:19-cv-977)이 텍사스 주 오스틴에서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