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시장, 인텔 10세대 코어 프로세서로 '역주행'

11세대 코어 칩, 성능 향상 폭 미미·메인보드 매몰비용 등 부담 원인

홈&모바일입력 :2021/04/19 15:08    수정: 2021/04/19 15:30

데스크톱용 인텔 11세대 코어 프로세서(로켓레이크). (사진=지디넷코리아)
데스크톱용 인텔 11세대 코어 프로세서(로켓레이크). (사진=지디넷코리아)

데스크톱용 인텔 11세대 코어 프로세서(로켓레이크)가 지난 3월 말 출시됐지만 조립PC 시장에서 큰 반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최대 10% 이상 성능이 향상됐다는 인텔 주장 대비 성능 향상 폭이 크지 않은데다 여러 요인이 겹친 결과로 관측된다.

최대 코어 수가 전 세대 제품(코멧레이크) 대비 10개에서 8개로 줄어든데다 이르면 반 년 안에 차세대 코어 프로세서 '엘더레이크'가 출시될 예정이다. 고급형 제품군에서는 지난 해 출시된 프로세서의 역주행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 성능 향상 미미...소비자 관심 부족

데스크톱용 11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공식 출시일(3월 31일) 이전부터 국내 3대 총판을 통해 대형 쇼핑몰은 물론 중소규모 조립PC 업체에 사전 공급됐다. 첫 날부터 원활한 판매를 돕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11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찾는 소비자들은 예년 대비 크게 줄었다. 한 대형 쇼핑몰 관계자는 "정식 출시일 이전 해외 언론 등을 통해 벤치마크 결과가 사전에 공개되었고 이것이 수요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11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게임 성능 향상 폭이 미미하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데스크톱용 11세대 칩은 오피스 애플리케이션이나 웹브라우저 성능, AI 활용 애플리케이션 등에서 이전 세대 대비 성능 향상을 보인다. 그러나 주요 수요처 중 하나인 게임에서는 뚜렷한 성능 개선을 보여주지 못했다(▶︎ 관련기사 : [기기검증] 인텔 데스크톱용 11세대 칩, 얼마나 빨라졌나).

■ 프로세서 소켓·메모리 규격 전환 예정

인텔 코어 프로세서가 프로세서 소켓과 메모리 규격 전환을 앞두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10세대·11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동일한 소켓 규격인 LGA 1200을 공유한다. 지난 해 출시된 메인보드 중 11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호환되는 메인보드는 Z490 칩셋을 탑재한 극히 일부 제품에 불과하다.

인텔은 차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메모리 규격을 DDR5로 전환할 예정이다. (사진=SK하이닉스)

결국 11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쓰기 위해서는 메인보드 교체가 필요하다. 그러나 인텔은 오는 하반기 출시할 차세대 코어 프로세서 엘더레이크(Alder Lake)에서 프로세서 소켓은 LGA 1700으로, 메모리 규격은 DDR5로 전환할 예정이다.

■ 하이엔드 프로세서는 10세대로 '역주행'

취재에 응한 중소규모 조립PC 업체와 대형 쇼핑몰 등 관계자들은 11세대 코어 프로세서 중 가장 소비자의 관심이 높은 제품으로 코어 i5-11400 프로세서를 꼽았다. AMD 라이젠 프로세서 대비 비교적 공급이 원활하고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 세대 제품인 코어 i9-10850K 프로세서가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자료=인텔)

반면 코어 i9 등 하이엔드 프로세서에서는 i9-10850K 등 전 세대 제품이 더 잘 팔리는 '역주행'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전 세대 대비 최대 코어 수가 10개에서 8개로 줄어든 것이 결정타다.

중소업체 모 관계자는 "코어 i9-10850K는 내장 코어 수가 10개이고 상위 제품인 코어 i9-10900K와 비슷한 성능을 내지만 가격이 더 저렴하다는 강점을 갖추고 있어 오히려 판매량이 늘어나는 경향"이라고 설명했다.

■ "라이젠 대비 공급 원활...B2B 수요 흡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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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11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대안으로 AMD 라이젠 5000 시리즈 프로세서가 있지만 그래픽카드 수급난과 가격 상승 영향으로 판매에 일정한 제약이 있다. 라데온 그래픽칩셋을 내장한 일부 제품을 제외하고 반드시 그래픽카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중소업체 관계자는 "인텔 11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라이젠 대비 비교적 공급이 안정적이어서 납기가 중요한 B2B 수요를 흡수 중이며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그래픽카드나 AMD 라이젠 프로세서 공급 정상화에 따른 가격 하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