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 사진/영상 전시회인 P&I(서울국제사진영상전)가 오는 6월 중순 개최될 예정이다. 지난 해 코로나19로 인한 개최 취소 이후 2년만에 열리는 행사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수칙으로 동시 입장 가능 인원이 크게 제한되면서 주요 카메라 업체 국내 법인을 비롯해 각종 카메라 렌즈·액세서리 업체들도 참가 여부를 고민중이다.
■ 지난 해 두 차례 연기 끝에 '취소'
P&I는 매년 상반기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된다. 2019년 5월 30일부터 6월 2일까지 열린 제 28회 행사에는 4일간 8만명이 방문했고 총 103개 회사가 참가했다.
지난 해는 4월 말부터 4일간 일정으로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당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자 행사를 주관하는 한국사진영상산업협회와 한국광학기기산업협회는 행사를 7월로 연기했다.
그러나 7월 이후 코로나19 2차 유행이 이어지자 주최 측은 행사를 8월 13일에서 15일까지 단축 개최하는 안으로 선회했다.
여기에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 소니코리아 등 주요 기업이 불참 의사를 밝히자 정상적인 행사 진행이 어려워졌다. 결국 29회 행사는 제반 여건상 취소됐다. 1991년 첫 행사 이후 개최 자체가 취소된 것은 당시 처음이었다.
■ 사회적 거리두기로 관람객 감소 우려
올해 제 30회 P&I는 오는 6월 17일부터 20일까지 4일간 코엑스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주요 카메라 업체 국내 법인을 비롯해 각종 카메라 렌즈·액세서리 업체들도 참가 여부를 두고 고민이 크다.
가장 큰 변수는 코로나19로 인한 관람객 수 제한이다. 1일 현재 서울시에 적용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기준에서 전시·박람회를 진행할 경우 입장 가능 인원이 시설 면적 4㎡(제곱미터)당 1명으로 제한된다.
행사장인 코엑스 홀A의 면적인 10,368㎡를 감안하면 업체 관계자나 전시 관계자를 제외해도 최대 2천 600여 명만 입장 가능하다. 참가에 필요한 부대 비용은 같지만 집객 효과는 크게 떨어진다.
■ 체험 행사 특성상 추가 방역 조치 필요
P&I는 일반 전시회와 달리 관람객이 카메라와 렌즈 등 기기를 직접 체험하는 행사라는 특징이 있다. 때문에 체험이 끝난 후 일정 간격을 두고 소독용 티슈나 알코올 등으로 손이 닿는 곳을 닦는 등 추가 방역 조치가 필요하다.
매년 일본 카나가와 현 요코하마 시에서 개최되는 사진·영상 분야 전시회 'CP+ 2021' 역시 이런 난점으로 오프라인 행사 진행을 포기했다.
CP+를 주관하는 일본 카메라영상기기공업회(CIPA) 측은 "관람객이 최신 카메라와 관련 제품을 직접 손에 들고 체험하는 특성상, 약 7만명에 이르는 불특정 다수 관람객의 감염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 카메라 3사, 참가 여부 두고 마지막까지 고심
P&I는 2010년대 후반 이후 규모 축소를 겪고 있다. 주요 회사 중 하나인 니콘이미징코리아는 2017년과 2018년에 P&I 대신 '니콘 디지털 라이브'라는 이름으로 자체 체험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여기에 올해부터는 올림푸스도 불참할 예정이다.
올림푸스 국내 법인인 올림푸스한국은 2018년까지 P&I 행사 내 '엉뚱한 사진관' 등 사진 체험 코너를 운영해 왔지만 지난 해 5월 국내 카메라 사업을 중단한 데 이어 일본 본사도 영상사업부를 JIP(일본산업파트너스)에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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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주요 카메라 회사 3사 중 한 곳만 행사 불참을 선언해도 흥행이나 집객 면에서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체 관계자는 "비용 대비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 때문에 세 회사 모두 참가나 취소, 혹은 자체 소규모 행사 등을 두고 고민 중이며 늦어도 이달 중순까지는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