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직장인 밤에는 전문가..."프로 n잡러 시대 온다”

박현호 대표 "프리랜서 성장 잠재력 폭발적...크몽이 독보적”

인터넷입력 :2021/03/31 08:38    수정: 2021/03/31 10:52

일과 일상의 균형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근무 규정과 형태가 달라지고 있다. 잦은 야근이 점차 사라지고 일찍 귀가해 취미 생활을 즐기거나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난 것이다.

반면 주 업무를 마치고 나면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고 제2의 직장으로 출근하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다. 흔히 이들을 ‘n잡러’라고 부른다. 하나의 직업만으로 여유로운 생활이 불가하거나, 넘치는 끼와 재능을 좀 더 마음껏 펼쳐보고 싶은 이들이 본인 선택으로 n잡러에 도전하게 된다. 평일과 주간에는 바쁜 샐러리맨이지만, 주말과 야간에는 뛰어난 디자인 감각을 지닌 창작자로 활동하는 것이다.

이들이 활동하는 주 무대가 바로 프리랜서 마켓 ‘크몽’이다. 크몽은 일거리가 필요한 프리랜서와, 필요에 따라 잠깐 일해줄 수 있는 전문가를 찾는 예비창업자나 개인들이 만나는 온라인 장터다. 디자인부터 IT프로그래밍, 영상, 마케팅, 번역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크몽에서 활동하고 있다.

박현호 크몽 대표

긱 이코노미 시대..."프리랜서는 더 이상 특수한 직업 아냐"

박현호 크몽 대표는 긱 이코노미(빠른 시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비정규 프리랜서 근로 형태가 확산되는 경제 현상) 흐름을 읽고 회사를 창업했다. 긱 이코노미 시대는 주 52시간제, 코로나19 등과 같은 노동 정책과 환경의 변화로 더 빠르게 우리 일상이 돼 가고 있다. 정규직 채용이 부담스러운 기업들은 점차 고용 형태를 외주 방식으로 전환해 나가고 있다.

박 대표는 이 같은 변화의 흐름으로 프리랜서가 더 이상 특수한 직업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아직 초기 단계인 프리랜서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자영업자 비중이 25%로, 미국보다 인구수 대비 3배 넘게 소상공인이 많아 프리랜서 시장이 더 클 수 있는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프리랜서 마켓 규모(제공=크몽)

“프리랜서 마켓의 잠재력은 폭발적이에요. 지금은 아주 초기 단계고요. 기업들은 필요한 직원들을 당장 찾기 힘들고 높아진 초봉 탓에 정규직 채용에 부담이 클 수밖에 없어요. 특히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들은 더 그렇죠. 이 같은 비용 부담 때문에 외주에 일을 맡기게 되는데, 이에 필요한 프리랜서들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크몽 직원들 절반도 '프로 n잡러'...프리랜서 시장 올해 큰 변화 

박현호 대표 역시 2년 전까지만 해도 크몽에서 비즈니스 컨설팅을 판매한 프로 n잡러였다. 창업에 관한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나눠주고, 직접 만나 예비 창업가들과 상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근무시간 내에 다른 일을 해선 안 되지만, 박 대표는 크몽 직원들이 n잡러가 되는 것에 찬성인 입장이다. 이 같은 분위기로 내부 개발자 중에는 5년 정도 일해서 2억원을 번 경우도 있었다.

“저희 직원의 절반 정도 역시 크몽에서 자신의 재능을 판매하고 있어요. 근무시간 내에 하는 건 안되지만 회사 차원에서 적극 권장합니다. 안정적이진 않아도 월급만큼 버는 직원도 있고요. 예전에는 무조건 일하는 직원이 옆에 있고 얼굴을 보면서 일해야 했는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원격으로 일하는 것에 부담이 많이 없어진 상태입니다.”

구매자와 프리랜서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크몽(제공=크몽)

박현호 대표는 올해 프리랜서 시장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이 시장에서 크몽이 확실한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프리랜서 시장의 게임이 다 바뀔 거라 생각해요. 프리랜서는 예전에 특수한 상황이고 일부였지만, 지금은 모든 직장인들이 프리랜서를 할 수 있는 상황이거든요. n잡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시대가 됐습니다. 그리고 이 시장을 크몽이 주도할 겁니다.”

전자책·기업용 서비스 등 사업 확장 가속..."200만건 이상 실 데이터 강점"

크몽은 최근 주식, 부동산, 블로그 수익화, 해외구매 대행 등 다양한 재테크와 부업 노하우를 담은 전자책 서비스 ‘크몽 머니플러스’를 출시했다. 이용자는 PDF 형태의 전자책 파일을 내려 받아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전문 지식을 쉽고 빠르게 습득할 수 있다. 크몽에서 활동 중인 전문 프리랜서들도 자신의 노하우를 전자책 형태로 판매함으로써 꾸준한 소득을 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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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에는 기업들에게 프리랜서를 추천해주고 채용까지 도와주는 크몽 엔터프라이즈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크몽은 프리랜서 연결 플랫폼에서 출발해 다양한 서비스와 사업을 추가하며 성장 속도를 높여가고 있다.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꾀하는 크몽(제공=크몽)

“과거에는 60개 정도에 달하는 유사 업체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크몽이 독보적이 됐어요. 가장 자신있는 분야는 디자인 부문으로, S급 디자이너가 많죠. 대기업들이 쉽게 보고 크몽과 같은 사업을 시작했지만 성공을 거두진 못했어요. 크몽에는 200만 건 이상의 실거래 데이터가 있고, 작업 시간·결제정보·포티폴리오 등 다양한 데이터가 쌓여있고 점점 고도화해 나가고 있어요. 무형의 서비스를 상품화해서 거래가 가능하도록 하는 게 저희 비즈니스의 핵심이죠. 이것이 바로 대기업들이 크몽을 쉽게 따라 잡을 수 없는 무기입니다.”

크몽 주요 성과(제공=크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