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작다고 무시하면 안 되는 SUV, '캐딜락 XT4'

정숙성과 편의성 다 갖춰…경쟁차 압도할 부분 보이지 않아

카테크입력 :2021/03/29 08:26    수정: 2021/03/29 08:48

XT4는 캐딜락의 '젊음의 상징'이다. 크기는 SUV 라인업 가운데 가장 작지만, 날렵한 외관 디자인과 공간활용성, 편의성을 중점으로 둔 SUV다.

최근 캐딜락코리아로부터 XT4 시승차량을 지원받아 2박3일간 약 200km 정도 주행해봤다. 수도권 주요 도로를 오가며 차량 정숙성과 편의성을 테스트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XT4는 국내에서 최상위 트림 ‘스포츠’만 판매된다. 풀옵션을 적용한 트림으로 국내 판매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기준 5천531만원이다. 제네시스 GV70 2.5 가솔린 터보 AWD 시작 가격(5천86만원)과 3.5 가솔린 터보 AWD 시작 가격(5천724만원) 사이에 책정됐다.

캐딜락 XT4
캐딜락 XT4 뒷모습

5천531만원 가격의 XT4 스포츠에는 2.0리터 트윈 스크롤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과 9단 자동 변속기가 탑재됐다. 엔진 최고출력은 238마력(5000RPM), 최대토크는 35.7kg.m(1500~4000RPM)다. 다양한 엔진 영역대에서 최대 토크를 발휘하는 매력을 가진 차다. AWD 차량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오프로드는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세팅됐다.

20인치 알루미늄 휠과 4계절용 타이어가 장착됐다. 또 뒷쪽 서스펜션은 멀티링크가 장착됐다. 전반적으로 조용한 주행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적절한 승차감을 제공할 수 있다. 가솔린 차량이기 때문에 정차나 주행 시 대시보드에서 잔진동이 느껴지지 않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간선도로를 주행할 때도 큰 불편은 없다. 도심 주행용으로 적절한 수준이다. 시간 부족으로 오프로드에 가서 제대로 차 성능을 즐기지 못한 점은 아쉽다.

XT4의 전반적인 크기는 GV70보다 작다. XT4는 전장 4595mm, 전폭 1885mm, 전고 1610mm다. GV70은 전장 4715mm로 상대적으로 긴 편이고, 전폭 1910mm, 전고 1630mm다.

차량 외관을 살펴보면 XT4가 작은 차라고 여기기 힘들다. 얇고 길게 디자인된 주간주행등이 가장 큰 이유다. 유광 블랙 매쉬 그릴과 잘 어울리는 디자인이라 작은 차 대신 강하고 웅장한 차같은 기분을 준다.

차량 뒷부분도 강렬하다. L자형 테일램프는 호불호가 강할 것으로 보이지만, 남들보다 독특한 디자인의 SUV를 타고 싶어하는 운전자들에겐 적절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캐딜락에 따르면 XT4는 동급에서 가장 큰 20인치 알로이 휠을 장착했다. 차체를 전반적으로 커보이게 하는 효과를 줄 수 있다.

운전석과 조수석에는 통풍시트와 열선시트가 마련됐다. 통풍시트가 없으면 덥고 습한 날씨에 운전하기 가장 힘든데, 다수 소비자가 반가워할 기능이다. 후방 시야를 300% 넓혀주는 카메라 화면이 룸미러에 장착됐다. 어두울 때 해당 기능이 잘 작동하는지 살펴봤는데, 헤드라이트 작동으로 인한 눈부심 현상은 따로 없었다. 개인 설정에 따라 밝기 등을 조절할 수 있다.

최근 국내에 출시되는 쉐보레·캐딜락 차량에는 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가 장착되는 추세인데 XT4도 그 대열에 동참했다. USB 선 없이 대시보드 미관을 깔끔하게 유지한채 카플레이를 쓸 수 있어 좋다. 화면 끊김 현상도 발생하지 않아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 카플레이에서 나오는 내비게이션 경로 안내를 차량 클러스터와 헤드업디스플레이 등을 통해서 보여주지 않아 아쉽다.

캐딜락 XT4 실내
무선 애플 카플레이가 실행된 캐딜락 XT4 실내 센터페시아 모습

XT4등을 포함한 국내 출시 캐딜락 차량은 풀 디지털 클러스터와 10인치 이상 와이드 형태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탑재에 보수적인 편이다. XT4는 8인치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가 장착되는데, 기존 현대기아차 등과 비교했을 때 전체적으로 올드한 느낌을 준다. 엠비언트 라이트도 없어 야간 주행 시 심심한 느낌이 있다. 캐딜락이 좀 더 다양화하는 소비자의 인테리어 수요를 반영해줬으면 한다.

뒷쪽 좌석은 생각보다 넓게 느껴진다. 캐딜락에 따르면 XT4의 2열 공간 레그룸은 1004mm, 헤드룸 970mm, 숄더룸 1400mm다. 키 184cm 정도의 기자가 탔을 때 발 밑공간과 무릎공간에서 느끼는 불편함은 없었다.

간선도로 주행 시 주행보조 기능을 써봤다. 이 차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충돌 경고 및 자동 제동 시스템, 사각지대 경고 및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이 있다.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은 차선 중앙을 유지해주는 성격이 아닌 차선 이탈을 방지해주는 보조 성격이다. 해당 시스템을 믿고 스티어링 휠(핸들) 잡은 손을 떼면, 차선 안에서 지그재그 주행을 할 수 있다. 다른 운전자에게 위험 신호를 줄 수 있다. XT4 운전자는 스티어링 휠을 잡은 상태로 주행보조 기능을 쓰는 것을 추천한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간 거리 설정은 3단계 정도만 가능하다. 다양한 교통상황 및 흐름에 대비한 차간 거리 설정이 필요한데, XT4를 포함한 GM 차량은 아직 이 중요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듯 해 아쉽다.

캐딜락 XT4 주행보조 실행 모습. 전반적으로 동급 경쟁 모델들에 비해 아쉬운 성능을 보여준다.

XT4는 안전 경고 시트도 있다. 후진 주차할 때 장애물 등이 감지되거나 차선 이탈 감지 시 시트에 진동을 준다. 마치 사람이 문에 노크를 하는 듯한 진동이다. 차량에 탑승한 조수석과 뒷좌석 승객에게 방해를 줄 수 있는 경고음 대신 이같은 진동 방식이 오히려 효율적이고 안전한 주행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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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T4는 작다고 무시하면 안되는 SUV다. 웬만한 편의기능은 다 갖췄기 때문에 앞으로 국내에 출시하는 다양한 SUV와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XT4의 성공관건은 캐딜락코리아의 마케팅에 달렸다. 전반적으로 무난한 주행성능과 알찬 편의사양을 갖췄지만, 다른 경쟁 SUV를 압도할 만한 성능이나 특화 기능이 보이지 않는다. 특히 이 차는 풀 디지털 클러스터가 없기 때문에 첨단 기능을 원하는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이를 보완할 만한 캐딜락코리아만의 자체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캐딜락 XT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