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이 지난해 케이블TV 방송 사업을 분리하고 존속법인으로 남은 현대퓨처넷을 그룹 신사업 실험대로 삼을 전망이다.
현대HCN은 지난해 11월 물적분할 후 방송사업을 운영하는 신설법인 ‘현대HCN’을 KT 스카이라이프에 4천911억원에 매각했다. 사명을 바꾼 존속법인인 현대퓨처넷은 사내유보금 3천300억원에 사업 매각 금액을 합쳐 8천억원 이상의 실탄을 보유했다.
최근 현대퓨처넷이 전기차 충전,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로봇을 이용한 맞춤형 미디어 광고, 디지털헬스케어 등을 신규 사업으로 검토하면서 향후 이 회사가 그룹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퓨처넷은 25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사업목적에 ▲전기차 충전소 관련 사업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관련 사업 ▲의료·휴식기기 제조, 개발 및 판매업 ▲디지털·모바일콘텐츠 개발, 제작, 유통, 판매 관련 사업 등을 추가할 계획이다. 회사는 신규사업 검토 추진하기 위해 해당 사업 목적을 추가하겠다고 공시했다.
현대퓨처넷은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 당시 매각 대상에서 빠진 현대HCN 서초사옥에 남아 신사업 진출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건물에서 현대퓨처넷과 관련해 일하는 직원은 수십명이다.
현대퓨처넷의 현재 사업 영역은 ▲디지털사이니지 ▲기업메시징 ▲ICT 등 크게 3가지다. 이중 디지털사이니지와 기업메시징은 기존 현대HCN이 운영하던 사업들이다. 나머지 ICT의 경우 신규 사업에 해당하는 분야로, 회사가 향후 추가할 사업 목적과도 관련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위해 현대퓨처넷은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과의 사업과 투자를 검토 중이다.
최근엔 디지털사이니지 사업 강화를 위해 AI 자율주행 로봇 전문기업 인티그리트와 협력해 '미디어 모빌리티 플랫폼'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무인 매장에서 소비자 취향에 맞는 맞춤형 광고가 가능해진다.
실제, 지난달 개장한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백화점에 인티그리트의 미디어 로봇 ‘큐브릭’이 도입됐다. 주변 환경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대상의 연령, 감정, 반응 등을 파악해 적절한 정보와 컨텐츠를 제공해 소비자 맞춤형 마케팅이 가능하다.
고성능 라이다와 비전카메라, 적외선 센서 등을 결합한 퓨전 센싱과 클라우드 플랫폼을 활용해 오차범위 1cm 이내의 세밀한 자율주행을 구사한다.
아울러 현대퓨처넷은 지난해 8월엔 화장품원료 생산기업 SK바이오랜드의 지분 전량을 매입해 자회사로 편입시키면서, 해당 기업과의 시너지 창출도 기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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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회사 사업 구조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신사업 진출 소식만으로 현대퓨처넷의 주가는 최근 크게 올랐다. 지난 5일 현대퓨처넷이 전기차 충전소 사업에 진출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퓨처넷은 새롭게 회사를 세팅한다고 봐야 한다”며 “주총이나 KT 스카이라이프 인수가 마무리 돼야 현대퓨처넷도 새 사업에 대한 청사진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