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승주 한화생명 대표가 '2기 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주주의 신뢰를 재확인하며 연임에 성공한 그가 회사의 핵심 현안인 '제판분리(상품의 제조와 판매 분리)'를 매듭지어 보험업계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15일 한화생명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화금융센터63 별관에서 제72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사내이사·사외이사 선임과 분할계획서 승인 등을 비롯한 모든 의안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여승주 대표는 주주의 지지를 바탕으로 새로운 2년의 임기를 이어가게 됐다. 여 대표는 지난 2019년 한화생명 사장으로 취임해 차남규 전 부회장과 함께 각자대표로 회사를 이끌었고, 지난해 단독대표 체제를 구축한 뒤 경영 전반을 책임져온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제판분리로 불거진 노사갈등을 불식시키는 것은 물론, 디지털 전환과 ESG 경영, 신사업 발굴에 신경을 기울이며 CEO로서의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한화생명이 연결기준으로 전년 대비 313.7% 늘어난 2천47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 속에서 회사의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기도 했다. 때문에 각 주주도 주총에서 그의 재선임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여승주 대표가 직면한 최대 과제는 단연 제판분리다. 한화생명이 지난해 12월 임시 이사회에서 전속 판매채널을 물적분할해 오는 4월1일 판매 전문회사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설립하기로 결정한 바 있어서다.
현재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분할등기와 분할보고 총회, 창립총회 등 절차만 남겨놓은 상태다. 이 과정을 거치면 약 540여 개 영업기관과 임직원 1천400여, 설계사 2만여 명을 아우르는 업계 최대 규모의 초대형 판매 전문회사가 탄생하게 된다.
한화생명이 제판분리에 착수한 것은 판매채널을 다각화하고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영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GA(법인보험대리점)의 경우 생명보험부터 손해보험에 이르는 다양한 상품을 판매할 수 있어서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역시 한화생명의 생명보험 상품과 주요 손해보험사의 손해보험 상품 등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로 가닥을 잡고 각 회사와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한화생명의 제판분리는 설계사뿐 아니라 영업지원 조직까지 옮기는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크다는 게 전반적인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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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업계에선 여승주 대표가 새롭게 출범하는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본궤도에 올려놓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앞서 그는 "한화생명의 월등한 조직력과 영업경쟁력을 바탕으로 경쟁자 중 가장 먼저 판매 전문회사를 설립해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며 "차별화된 FP교육체계, 육성시스템과 한화생명의 각종 복지혜택을 묶어 국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판매 전문회사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내비친 바 있다.